포스코, "극저온·고온 견디고 가격경쟁력 높아" 고망간강 개발
'고망간강' 활용 LNG 밸류체인 사업 확대…LNG 운반·저장 활용
LNG 육상탱크, LNG 추진 연료탱크 등 활용성 높아
기술 개발·적용에 '연구원 출신' 장인화 회장 역할 커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포스코그룹이 고망간강 기술을 중심으로 LNG 밸류체인 확대에 나섰다. LNG 산업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LNG 운반·저장에 강점이 있는 고망간강이 포스코그룹 LNG 밸류체인 내 새로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6일 찾은 포스코 전남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에서는 고망간강이 적용된 후판 생산이 한창이었다. 제강공정에서 불순물 제거를 거쳐 만들어진 고체 형태의 중간재, 빨갛게 달궈진 슬래브가 롤러 위에 올려지면, 고압수를 통해 다시 한번 불순물을 제거하고, 압연기를 통과하며 후판의 모습을 갖춰갔다.
포스코 전남 광양제철소 후판제3공장에서 고망간강이 적용된 후판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고망간강은 철광석에 고함량의 망간을 첨가해 만든 철강제품이다. 망간 함유량은 22.5~25.5%에 달한다. 고망간강은 극저온, 극고온에서도 원래의 성질을 유지하며, 산화에 강하며 내구성이 뛰어난 강점이 있다. 특히 기존 원료인 니켈을 대체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니켈은 일부 국가에서만 생산돼 공급이 불안정하고,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고망간강의 이러한 특성과 장점을 활용해 포스코그룹은 LNG 밸류체인 확대에 나섰다. 특히 LNG 저장·운송에 유리한 고망간강의 특성을 활용해 미드스트림과 다운스트림 분야에서 활용처를 넓히고 있다. 천연가스는 액체 상태인 LNG일 때 안정성이 높고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 이동, 저장될 때 액체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162℃ 이하에서 액체 상태가 유지되서다.
광양제철소에서 포스코가 생산한 고망간강으로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소와 합작해 LNG 추진 연료탱크를 만들고, 포스코이앤씨는 광양 LNG 터미널에서 고망간강을 활용한 LNG 육상탱크를 짓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광양 LNG 터미널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광양 LNG 터미널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광양제철소에서 버스를 타고 인근 광양 LNG 터미널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고망간강 기술이 적용된 LNG 추진 선박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선박은 건조 후 시운전을 위해 광양 LNG 터미널에 입항한 선박으로, LNG 터미널 내 육상탱크에 저장된 LNG 연료를 주입받아 약 2주간 시운전을 마친 뒤 선주에 인도되게 된다.
광양 LNG 터미널에 입항한 선박이 LNG 터미널 내 육상탱크로부터 LNG 연료를 공급받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고망간강이 적용된 LNG 육상탱크 건설 현장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제 1터미널 내 2개의 LNG 육상탱크에 고망간강이 적용되고 있었다. 제 1터미널 내 5호기와 6호기는 고망간강이 적용된LNG 육상탱크이다. 건설 중인 7, 8호기 탱크에 직접 들어가보니 밥솥 안 놋그릇 형태로 콘크리트 바닥과 벽에 고망간강을 덧붙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제2LNG 터미널 내 7호기 건설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포스코홀딩스]
고망간강이 적용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육상탱크 5, 6호기가 안정적으로 운행되자 고망간강 LNG 탱크 건설에 대한 문의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었다. 서기식 포스코인터내셔널 터미널건설추진반장은 현장 건설 상황을 설명하며 “고망간강을 적용한 LNG 육상탱크가 몇 년간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안전성이 인정받고 있는 상태”라며 “한국가스공사 등 수요처들로부터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제2LNG터미널 내 LNG 육상탱크 7,8호기 건설이 한창이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이러한 획기적인 고망간강 기술 개발에는 당시 기술투자본부장 겸 기술연구원장을 맡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역할이 컸다. 당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LNG 터미널 5,6호기 탱크 건설에는 다른 소재가 적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룹 내 시너지를 고려해 고망간강을 적용한 LNG 탱크를 적용하자는 장인화 회장의 입김이 적극 반영됐고, 오늘날의 결과로 이어졌다.
조선·해양에 깊은 이해도를 지닌 장 회장은 한화오션의 고망간강 적용 연료탱크 도입에도 큰 역할을 했다. 2022년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고망간강이 적용된 LNG 원료탱크를 자사 건조 원유운반선에 탑재하는 과정에서 장 회장이 직접 한화오션 경영진을 만나 고망간강 적용 필요성 등을 설명하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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