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성가롤로병원, AI 에너지 관리 시스템 도입

경제·산업 입력 2025-06-18 10:58:18 수정 2025-06-18 10:58:18 진민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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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병원 첫 '자가수요반응' 기술 도입
월 최대 15% 비용 절감 기대

지난 17일 진행한 ‘AI기반 병원 특화 에너지 최적화 업무협약식’을 마친 후 박명옥 성가롤로병원 원장(가운데)과 정익철 알에스티이엔씨 대표(왼쪽), 이휘성 이아이피그리드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성가롤로병원]

 [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전남 순천 성가롤로병원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병원에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성가롤로병원은 지난 17일 AI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이아이피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운영 솔루션 및 건물에너지 효율화 전문 기업 알에스티이엔씨, 태양광설비 최적화 모델 제공 기업인 썬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세 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성가롤로 병원에게 맞춤형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 환자 안전 지키며 에너지 절감하는 'AI 자가수요반응'

이번 협약의 핵심은 이아이피그리드가 개발한 '자가수요반응' 기술이다. 병원 내 냉난방, 조명, 의료장비 등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이 기술은 설비별 피로도, 사용 패턴, 신뢰도, 컨디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단순히 에너지를 아끼는 것이 아니라, 환자 진료 환경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만 선별적으로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태양광 발전설비와 ESS, 비상발전 시스템까지 통합 관리해 병원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인다.

병원 측은 이 시스템으로 월 5~15%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력거래소의 수요반응(DR)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인센티브 형태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설비 운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고장을 사전에 예방하고 운전 효율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성가롤로병원 관계자는 "책임진료라는 병원의 핵심 가치를 지키면서도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절감된 비용은 의료 서비스 개선과 지역사회 의료복지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이 병원 운영 전반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구독형 에너지 관리로 진입장벽 낮춰

전남 순천 성가롤로병원 전경.[사진=성가롤로병원]

이번 사업은 '에너지 서비스화(EaaS)' 방식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병원이 값비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는 대신, 초기 투자 부담 없이 구독형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는 중소 병원들도 첨단 에너지 관리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참여 기업들은 성가롤로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의료기관은 물론 공장, 복합쇼핑몰, 물류센터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시설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휘성 이아이피그리드 대표는 "이번 협약은 단순한 기술 공급을 넘어, 병원과 기술기업이 함께 미래형 스마트 병원 모델을 만들어가는 첫 사례"라며 "의료기관을 시작으로 공공·산업 전반에 걸쳐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서비스의 본격 확산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익철 알에스티이엔씨 대표는 "신재생에너지와 ESS 등을 활용해 생산과 수요자원의 운영을 최적화함으로써 병원의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고, 절감액 일부를 지역 의료복지에 재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병원들이 이번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병원 특성상 에너지 소비가 많지만, 환자 안전과 쾌적한 진료 환경 유지가 최우선이어서 함부로 에너지를 절감하기 어려웠다.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등 생명과 직결된 곳에서는 정전이나 온도 변화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성가롤로병원 사례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다른 병원들도 빠르게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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