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마약성 진통제 줄이고 회복 앞당기는 'ERAS 프로그램'

건강·생활 입력 2025-08-12 15:45:55 수정 2025-08-12 15:45:55 이금숙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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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경제TV=이금숙기자]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인경 교수 연구팀은 회장루 복원술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후 조기 회복(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다중 통증관리 프로토콜의 임상적 효과를 평가한 결과,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을 감소시키면서도 핵심 목표인 통증 완화와 조기 회복으로 입원 기간을 의미 있게 단축할 수 있음을 밝혔다.

ERAS 프로그램은 수술 후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한 포괄적 치료 전략으로, 대장항문외과 분야에서 이환율 감소, 입원 기간 단축, 스트레스 반응 완화를 가져오는 주목할 만한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장루 복원술은 직장암 절제술 후 임시로 설치한 회장루를 폐쇄해 장의 연속성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수술 후 발생하는 심한 통증이 환자의 회복을 위한 조기 보행을 지연시키고 장폐색 발생률을 높이는 문제점이 있어왔다. 기존 통증 관리 방식은 주로 아세트아미노펜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위주였으나, 조절이 어려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opioid)가 필요한 경우도 많았다.

이에 연구팀은 2017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회장루 복원술을 받은 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ERAS 기반 다중통증관리 프로토콜의 효과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그 중 67명(A그룹)에게는 ERAS에 최적화된 다중 통증관리 프로토콜을 적용했고, 41명(B그룹)에게는 기존의 통증 관리를 시행했다.

해당 프로토콜은 수술 2시간 전에 각기 다른 기전을 가진 가바펜틴(gabapentin),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셀레콕시브(celecoxib)의 3가지 통증 억제제를 경구 투여하고, 수술 중에는 초음파 유도 횡복근면 차단술로 국소마취제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수술 후에는 자가진통조절기(patient-controlled analgesia, PCA)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며, 통증 점수가 4점 이상일 때 추가 진통제를 투여했다. 모든 과정은 ERAS 프로그램의 핵심 원칙인 환자 교육, 조기 보행, 빠른 경구 섭취와 연계되어 체계적으로 운영되었다.

그 결과 통증 수치는 기존 방식 대비 수술 첫날 기준 3.2점에서 2.6점 (18.8%)으로 유의하게 낮아졌으며,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 역시 21.2mg에서 9.7mg으로 절반 이상 (54.2%) 감소했다. ERAS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인 입원 기간 역시 평균 4.1일에서 2.3일 (44.0%)로 단축되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면서도 합병증 발생률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와 같이 ERAS 기반 다중 통증관리 프로토콜은 통증 완화와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 감소를 통해 환자의 조기 보행 및 빠른 회복에 기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단순히 약물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통증이 발생하는 경로를 다양하게 차단하는 전략으로, 환자의 전신 부담을 줄이면서 회복을 촉진하는 임상적인 이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결과에 따라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는 장루 복원술뿐만 아니라 대장·직장암 수술을 받는 환자 전반에 걸쳐 수술 전·중·후 단계에 맞춘 다중 통증관리 프로토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환자 회복 기간 단축과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하고 있으며, 수술 후 조기 보행과 식이 재개, 마약성 진통제 사용 최소화 등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인경 교수는 “수술 후 통증을 줄이는 것은 단순히 불편함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조기 회복과 재원 기간 단축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므로 환자 안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외과 수술 전반에서 다중 통증관리 프로토콜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후속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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