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수술도 로봇으로…서울아산병원, 로봇 간절제술 100례 달성
건강·생활
입력 2025-08-13 15:35:28
수정 2025-08-13 15:35:28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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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간은 혈관이 많고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해 절제 시 출혈 위험이 상당히 크다. 이렇다 보니 간암 수술은 만일의 대량 출혈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로봇보다는 주로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로 진행돼 왔다.
서울아산병원은 환자의 간 구조를 3차원으로 보여주는 영상과 절제할 부위를 구분해 주는 형광 조영 물질을 활용해 고난도 간암 절제도 로봇으로 안전하게 실시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김지훈 교수팀은 간암이나 간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연간 국내에서 가장 많은 로봇 간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 1년 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100례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로봇 간 절제술은 복부에 낸 직경 8mm 구멍 4개로 로봇 팔을 넣어 간을 절제하는 수술법이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손 떨림이 보정되고 수술 화면이 10배 확대되어 주요 혈관 등에 손상을 끼칠 위험이 낮다. 환자에게는 상처와 통증, 출혈이 최소화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적어 안전하다. 회복이 빨라 입원 기간이 단축된다는 장점도 있다.
로봇의 다양한 장점 덕분에 전립선암이나 직장암, 신장암 등 여러 암종에서는 이미 로봇 수술이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간은 여전히 로봇 수술이 확대되기 어려운 장기로 여겨져 왔다.
간은 간문맥, 간정맥 등 복잡한 혈관 구조를 보이는 데다 혈류량도 많고 간담도의 복잡한 해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응급 상황이 생기면 빠른 지혈이 필요한데 로봇 수술 도중에는 개복으로 급히 전환하거나 긴급 지혈을 하기 어렵다. 또한 간은 환자마다 해부학적 구조가 달라 맞춤형 절제가 요구되는데, 로봇은 시야는 뛰어나지만 직접 촉지가 불가능해 구조를 인지하기 쉽지 않다.
김지훈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로봇 간 절제 시 3차원 영상과 형광 조영 물질을 적극 활용해 왔다. 수술하는 모든 환자의 2차원 간 영상을 3차원으로 변환해 환자마다 각기 다른 담관, 혈관, 간문 구조를 보면서 정확한 분절 단위로 절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로봇 간 절제 시 세계 최초로 형광 조영 물질, 이른바 ICG(인도시아닌 그린) 형광 영상을 도입해 대부분의 환자 수술에 적용하고 있다. 간문맥이나 분절 혈관을 차단한 뒤 ICG를 정맥 주사하면 혈류가 공급되는 간 조직은 녹색으로 빛나고 차단된 구역은 형광색을 띠지 않는다. 절제 경계가 실시간으로 명확히 보이기 때문에 형광이 사라지는 경계를 정확히 따라가면서 ‘떼어내는 절제(detachment)’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간 절제는 집도의의 해부학적 지식과 육안 관찰, 경험에 의존해 진행되므로 절제 부위의 경계가 불분명할 경우 절제가 불완전할뿐더러 정상 간 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하지만 ICG를 이용해 자연적인 경계를 따라 떼어내듯 간 조직을 절제하면 잔존 종양이 생기거나 과도한 절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줄어 간 기능 보존에 유리하다. 혈관과 담관 손상도 최소화돼 합병증 위험이 적다.
환자들의 입원 기간은 평균 4~6일로 개복(평균 2주)이나 복강경 수술(평균 1주)의 입원 기간보다 짧았다.
간암 절제는 외과계에서 고난도 수술로 꼽히지만, 김지훈 교수팀은 종양 크기가 10cm를 넘는 경우에도 3차원 영상과 ICG 기법을 활용해 로봇으로 안전하게 절제하고 있다.
김지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로봇 간 절제도 보조적인 영상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만큼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며 "앞으로 로봇 간 절제술의 적용 범위가 넓어져 많은 간암 환자들이 수술 후에도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는 “간의 큰 혈관 즉 간정맥이나 간문부에 종양이 침범해 있는 경우에는 개복 방식이 안전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정확한 상담을 통해 수술 방법을 결정할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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