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모 삼성증권 센터장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장…기업 '이익가시성' 제고는 필수”

금융·증권 입력 2025-09-21 08:00:10 수정 2025-09-21 08:00:10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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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매출 다변화 통해 이익 안정화시켜야…신뢰도 높아져
AI버블론은 섣부른 판단…실제 수요 견조·관련 기업 실적 탄탄
AI 파생 반도체·전력·원전·로봇株, 주주환원 모멘텀 강한 증권株 선택
투자자들엔 역대급 빅테크 쏠림 현상…비 AI株 분산·다변화 조언

[사진=삼성증권]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의 9개월만의 기준금리 인하, 'AI 버블론' 속 반도체주의 상승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방향성과 정부의 자본시장 밸류업 기조 등 국내 주식시장은 대내외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19일 서초 삼성사옥에서 만난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역대급 고난도 시장"이라며 “AI에서 파생되는 반도체·전력기기·원전·로봇주가 상승장을 주도 하고 있지만, 지나친 베팅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윤 센터장은 2004년 JP모건 금융업·지주사 애널리스트를 거쳐 2021년부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 

◇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장 이어질 것…이익가시성 개선은 과제”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장 추세가 무리 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밴드 상단을 3500으로 예상했지만 상방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기 초입에 들어서면서 풍부해지는 유동성과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주의 상승세가 견조한 점, 작년 하반기 내수 부진의 기저효과, 3분기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 상향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장이 무난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 증시 레벨업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로는 ‘이익 가시성 개선’을 꼽았다. 그는 “펀더멘탈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건 이익 가시성의 개선”이라며 “지금까지는 코스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온 국면이고, PBR 1배를 넘어서면서 결국 중요한 건 이익 가시성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이 공급망과 매출처를 다변화해서 이익 변동폭을 안정화 시킨다면 이익 가시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출 중심 성장구조, 경기 민감형 산업 위주로 구성된 우리나라 산업은 기업 이익 추정 자체가 어렵고 변동성도 크다. 산업구조에서 비롯된 낮은 이익 가시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단 것이다.

이익 가시성은 기업의 이익구조가 얼마나 명확하게 드러나는지를 의미한다. 회사의 수익구조와 예상수익 등을 예측 가능할수록 이익 가시성이 높다. 이익 가시성이 높아지면 투자자가 명확한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갑작스런 리스크를 피할 수 있고,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진다.

◇ 상승장 주도하는 키워드는 ‘AI’…“반도체주, 버블론 나와도 견조”

윤 센터장은 상승장을 주도하는 키워드로 단연 AI를 꼽았다. 주도주로는 AI에서 파생되는 반도체·전력기기·원전·로봇주, 정책과 맞물려 주주환원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증권주를 선택했다.

그 근거로는 금리 환경을 들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성격이 지난해와 비슷한데, 지난해 아웃퍼폼한 주식이 AI에서 파생되는 반도체·반도체 인프라·IT·전력·원전주였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환경인데, 연준이 이번 달 경기침체 전 금리를 인하하는 인슈어런스컷을 단행했고 연말까지 3번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며 "이는 작년 9월 연준이 줄어든 고용지표를 보고 선제적으로 인슈어런스성 빅컷을 단행하고 베이비컷을 두번 진행한 것과 데자뷰다"라고 말했다.

‘AI 버블론’에 대해선 “AI 버블론은 과거에도 주기적으로 나왔고,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등장할 것”이라 말했다. 버블론은 실제적인 성과 하락이나 수요 감소보단 반도체 산업에 워낙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고, 유래 없는 규모의 설비 투자(CAPEX)가 이뤄지고 있어서 대두된다고 분석했다. 투자 규모가 유래 없이 큰 상황에서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역사적으로 확인하기가 어렵고, 이러한 불확실성이 심리적 공포로 전이된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AI 버블론은 주기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작년 4월 미국의 벤처 투자 기업 세콰이어캐피탈에서 “반도체 AI는 6000억 달러 버블이다”라는 리포트가 나오고, 올해 중국 딥시크가 AI 모델을 내놓으면서 미국의 투자 축소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올해는 오픈AI의 수장 샘 울트먼이 “AI는 버블”이라고 언급하면서 AI버블론이 또다시 투심을 흔들었다. AI 버블론이 대두될 때마다 AI산업 성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반도체주는 조정을 받았다. 

윤 센터장은 버블론만으로 반도체 산업 성장성 한계를 논하기엔 섣부르단 의견이다. 실제 산업단에선 AI 도입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서다. 윤 센터장은 "실제로 기업들의 AI 도입 단계는 초기에 머무르고 있다"며 "GPU를 못 구해서 내부 AI시스템을 일부 구성원들만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사례를 들었다.

반도체 고점 이야기가 작년 9월부터 계속 나오고 있지만 최근 들어 D램, 낸드, 내년에 나올 AI칩 평균 단가도 올라가는 추세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익추정치도 상향되고 있다. AI에 대한 수요와 AI 비즈니스 전망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기에, 반도체 사이클도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AI 관련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 설비 투자(CAPEX) 확대와 더불어 풍부한 유동성도 버블론을 잠재우는 요소다. 윤 센터장은 “AI 버블론뿐만 아니라 1990년대 후반~2000년대 발생한 TMT(기술·미디어·통신)버블 등 버블론이 고개를 들 때마다 내재적인 기술의 한계도 있었지만 금리 등 외부적 환경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연준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초기 단계인데, 이렇게 유동성 환경이 좋을 때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이 모멘텀을 활용해 케펙스 투자 확대, 매출 확대 등 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윤 센터장은 "앞으로도 AI버블론이 등장할텐데 관련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설비 투자(CAPEX) 상향 조정이 버블론을 잠재우고, 주가는 최고점을 경신하는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엔비디아 주가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 “변수 많은 ‘역대급’ 시장 난도…리스크 대비한 분산 투자 추천”

윤 센터장은 투자자들에 “리스크에 대비한 분산 투자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하반기 들어 전문가들도 올해 시장 난도가 역대급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투자 판단을 명확하게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에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있고, 트럼프의 관세 리스크, 정책 리스크 등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가 어려운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모멘텀 트레이딩 성향도 우려했다. 윤 센터장은 “외국인들에 비해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모멘텀 트레이더의 성향이 강하다”라며 “주가가 한번 방향을 잡으면 모멘텀이 세게 올거라 예측하고 인버스, 레버리지 등에 강하게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AI 모멘텀은 충분하지만 해당 종목들에 대한 지나친 쏠림·베팅 보다는 빅테크 종목에 더해 비AI종목 등으로의 분산·다변화 투자로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 모멘텀이 충분하긴 하지만 전문가의 시각에서는 쏠림 현상이 정점을 찍은 상태에서 3배 레버리지, 인버스 투자 등은 과도한 리스크 베팅일 수 있다는 것이다. AI의 견조한 수요 예측에 힘입어 반도체주도 상향조정 되고 있지만 50년간 유래 없는 쏠림 현상이 극대화된 상황이라는 것.

전문가적 시각에서 볼 때, 이런 상황에서 추가 상승에 강한 베팅을 거는 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S&P 500에서 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메타·테슬라)을 포함한 상위 10개 빅테크는 현재 전체 시총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시총 1위 엔비디아는 단일 종목이지만 전체 S&P 500 시총의 8%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센터장은 금리 인하 국면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된 상태고, 시장은 언제나 반대로 움직일 수 있는 리스크가 있으니 분산된 포트폴리오로 리스크에 대비하고, 과도한 베팅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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