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의 의미를 찾아서… 신상문 작가 ‘소멸의 의식’ 사진전

전국 입력 2025-10-23 15:37:04 수정 2025-10-23 15:38:17 고병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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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보성 벌교터미널의 붉은 벽돌, 시간의 흔적을 담은 기록
2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보성여관서 전시… 전남문화재단 후원

▲ 신상문 작가의 사진전 ‘소멸의 의식_붉은 벽돌, 기억의 틈새’ 포스터. [사진=신상문 작가]
[서울경제TV 광주·전남=고병채 기자] 전남 보성군 벌교읍의 50년 역사를 간직한 벌교터미널이 조만간 새로운 공간으로 옮겨간다. 사진작가 신상문은 이 ‘사라짐’을 단순한 상실이 아닌 존재의 순환으로 바라보며, 터미널의 마지막 순간들을 ‘소멸의 의식_붉은 벽돌, 기억의 틈새’라는 주제로 사진에 담았다.

전시는 지난 21일부터 오는 11월 2일까지 보성여관(보성군 벌교읍 태백산맥길 19)에서 열린다.

신 작가는 사라짐을 부정이 아닌 ‘다른 형태의 존재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그의 카메라 앞에서 벌교터미널의 붉은 벽돌은 시간의 기억을 품은 듯,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고요히 증언한다. 텅 빈 대합실, 먼지가 쌓인 나무 의자, 빛바랜 시간표는 멈춰버린 공간 속에서 잊혀진 일상의 조각들을 되살려낸다.

작가는 또한 이곳을 지나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프레임 안에 담았다. 터미널이라는 ‘공간의 틈새’ 속에서 서로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붉은 벽돌의 침묵 속에 수많은 삶의 흔적이 녹아든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인구소멸 시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단지 건물이나 풍경이 아니라 그 속의 사람과 관계, 그리고 기억”이라고 전했다.

신상문 작가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소멸의 미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존재의 흔적을 포착하며, 관람객들에게 무엇을 기억하고 보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는 전라남도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terryk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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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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