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 ‘백제불상’…환수하겠다던 문화재청은 ‘나몰라라’
[앵커]
최근 일본에서 소재가 확인된 국보급 백제시대 불상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가 전시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화재청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상 환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어떤 접촉도 하지 않았고 중국으로 이 국보가 넘어간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민호기자입니다.
[기자]
백제시대를 대표하는 불상으로 한국 불교 조각사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금동관음보살상.
지난 1907년 충남 부여에서 출토돼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넘어갔습니다.
2년 전 일본 현지 기업가가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뒤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부터 국내 환수를 위한 협의를 추진했습니다.
협상은 돈 문제로 결렬됐습니다.
우리 측은 불상을 사들이는데 42억원을 책정했지만, 소장자는 150억원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선 이를 두고 범정부적인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에 문화재청은 직접 환수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반년이 넘도록 실무 단계에서조차 일본 소장가측과 일체의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싱크] 정재숙 / 문화재청장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중간상 통하지 않고 그분과 직접 그분의 동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직접 환수 또는 협상에 나설 예정입니다.”
문화재청이 손놓고 있는 사이에 최근 불상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반출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문화계에 따르면 올해 초 중국 상하이박물관과 불교미술학계가 소장자와 접촉한 후 다음 달 상하이박물관 상설전에 불상을 전시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화재청은 중국으로 불상이 넘어간 사실도 언론보도를 통해 지난 주말 인지했습니다.
[싱크] 정재숙 / 문화재청장
“어제 인터넷(기사)으로 나오고 해서 미리 보긴 했지만, 저희도 연휴고 그래서 오늘 어떻게 할지 의논 중입니다.”
소장자의 한 국내 관계자는 국정감사 이후 문화재청으로부터 어떤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문화재 환수를 전담하는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환수가 사실상 멈춘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싱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
“(불상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고 소장가와 접촉 그런 걸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 진행되진 못했습니다.”
문화계에선 중국 측이 전시에 그치지 않고, 매입에 나설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인터뷰] 최응천 / 동국대 박물관장
“중국 전시를 거쳐서 일본 전시까지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혹시 중국에서 불상을 매입 가능성을 내세운 게 아닌가 약간 불안하기도 하고요.”
문화재청이 손 놓은 사이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금동관음보살상이 중국의 소유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유민호입니다. /you@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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