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사실무근' 악성 루머에 주가 털썩…공매도 규모 사상 최고치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글로벌 항암신약을 개발 중인 에이치엘비의 자회사 엘리바가 NDA 첫 단계인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사전 미팅(Pre NDA meeting)을 완료한 이튿날(25일)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16% 하락했다.
이날 에이치엘비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공매도 거래대금을 기록하고 다양한 악성루머가 유포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날 한국거래소는 에이치엘비를 공매도 과열종목에 지정하고 하루 동안 공매도를 금지 한다고 발표했다. 앞선 23일에도 에이치엘비는 공매도 과열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공매도 과열종목은 △당일 거래에서 공매도 비중 20% 이상(코스닥) △공매도 비중 직전 40거래일 평균 대비 2배 이상 증가 △전날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 등 3가지 요건을 충족할 경우 지정된다.
지난 25일 에이치엘비의 거래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개장과 동시에 메릴린치의 매물이 쏟아지고, 대주주지분매각설과 신약개발연구원 전원 도피설, FDA 미팅 실패설 등 다양한 악성 루머들이 동반되며 주가 하락이 가속화됐다.
에이치엘비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면서 루머를 일축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25일 “FDA pre NDA미팅은 NDA를 허가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회사의 NDA를 가이드해주는 FDA의 지원을 받는 미팅으로 예정대로 완료했다”면서 “향후 회사는 주주보호 차원에서라도 모든 루머에 대해서 적극 해명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또한 에이치엘비는 미팅 종료 후 FDA규정에 따라 한 달 이내에 미팅결과를 수령할 것이며, 결과에 따라 다음단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전 미팅 후 한달 내에 FDA가 신청회사에 통보하는 미팅의사록(meeting minutes)은 신약허가시까지 기밀(confidential)로 분류돼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 회사는 미팅의사록을 확인한 후 다음 단계를 결정하게 되며, 그때까지는 별다른 입장표명을 할 수 없다.
문제는 미팅의사록이 공개되기 전인 한달동안 악용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의 공매도는 회사와 FDA의 pre NDA미팅이 임박하면서 강화되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치엘비는 지난 22일 363억원(약 18만8,312주), 25일에는 470억(28만4,438주) 규모의 사상최대 공매도가 쏟아져 공매도과열 종목으로 연이어 지정됐다.
이는 지난 6월 에이치엘비가 리보세라닙 탑라인지표를 발표할 때와 비슷한 모습이다. 당시 외국계증권사인 CS와 메릴린치는 대규모 매물폭탄을 투하하며 주가하락을 이끌며, 한주 동안 3거래일 공매도과열 금지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6월과 10월 공매도가 대규모로 발생한 후 개인들의 투매가 나오며 주가는 급락했고, 악성루머 역시 뒤따라 유포됐다. 에이치엘비 한 주주는 “공매도 세력이 루머의 생산자일 것”이라며 “공매도가 쏟아지는 날 악성루머가 퍼지는 상황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오랜 주주들은 루머들에 대해 익숙해 신경조차 쓰지 않겠지만, 최근 에이치엘비 주식을 매수한 주주라면 악성루머를 듣고 주식을 팔지 않고 버틸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공매도는 사실상 무제한의 자본과 동원할수 있는 많은 루머와 집중된 매매를 통해 얼마든지 주가를 목표대로 끌고 갈 수 있기에, 애초부터 기업이 상대할 수 없는 불합리한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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