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동학개미,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자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촉발된 개인투자자들(동학개미)의 주식 투자 열풍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와 더불어 정부가 쏟아내고 있는 부동산 억제 정책으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학개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2,200선까지 회복했다. 여기에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부각되면서 증시의 추가 상승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증시가 V자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증시 분위기와 실물경제와의 괴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취업자 수는 넉달 연속 감소하고 실업률은 6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5월까지 국세 수입은 21조원이나 줄어들면서 재정적자가 77조원 규모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경제 상황에도 동학개미들의 주식 쇼핑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34조원에 달하고, 코스닥에서는 8조6,000억원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대금은 이미 작년도 수준을 돌파했고, 올해 사상 최대 거래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식 시장은 올해 6월까지 약 275만개의 활동계좌가 늘어나는 등 2009년 이후 신규 투자자가 가장 많이 유입됐다.
반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수는 하루 23만명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확산세는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하루 확진자수가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7만명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에 재봉쇄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실물 경제와 반대 양상을 보이는 상황이다. 만약 미국 경제가 재봉쇄에 나설 경우에는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 경제가 다시 한번 충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주식 시장이 V형 반등이 지속될지 W형이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눈에 뻔히 보이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태라면 조금 더 기다리는 것도 상책이다. 이 상황에서 동학개미들은 매매를 지양하고 확신이 선 이후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도 묘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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