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의 가치는 상승한 것일까, 하락한 것일까?
입력 2021-05-09 10:00:00
수정 2021-05-09 10:00:00
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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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사실 상 단군 이래로 가장 낮은 금리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금리는 간단히 말해 '돈의 가치'를 뜻한다. 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이고, 반대로 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금리가 변화하면,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와 실질소득도 변화하게 된다.
2020년 5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0.25%p 인하했다. 이러한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와 궤도를 같이하며 전반적으로 인하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장면 가격 추이 [사진=투자 시프트]
한국의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파악할 때는 주로 자장면 가격의 추이를 살펴본다. 40년 전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500원이다. 40년이 지난 현재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대략 5,000원 정도이다.
그렇다면 자장면의 가치가 10배 올라간 것일까? 자장면의 가치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치킨, 피자, 햄버거 등과 같은 맛있는 대체 음식들이 많아져서 자장면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했다고도 볼 수 있다. 자장면의 가치가 상승한 것이 아니라, 돈의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그렇다면 초저금리 시대에 우리는 돈을 어디에 어떻게 모아야 할까?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히 생겨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갈수록 평범한 중산층이 은행의 예적금으로 근로소득을 꾸준히 모으는 것만으로는 은퇴 후의 삶을 온전히 준비하기 어려워질 거라는 뜻이기도 하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저금리 시대에는 주식,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자산시장이 실물경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세계적인 실물경제 위축과 동반된 자산시장의 과도한 가치 상승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금리 정책 기조의 영향으로 단기간 고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가 자산시장 가치 상승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령, 일본의 버블경제가 1990년대에 무너지면서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던 것처럼 실제 가치보다 높게 평가된 자산시장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다양한 금융상품에 장기간에 걸쳐 자산을 분산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자산배분 투자의 중요성
자산배분은 말 그대로 주식과 채권, 대체자산 등 다양한 자산을 섞어 투자하는 것이다. 또한 기업 단위가 아니라 국가 단위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 국제 금 가격, 국제 유가 등을 추종하는 글로벌 지수에 대한 투자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글로벌 자산배분에 의거한 분산투자를 통해서 위험도를 줄이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 국제 금 가격, 국제 유가 등을 추종하는 글로벌 지수에 대한 투자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글로벌 자산배분에 의거한 분산투자를 통해서 위험도를 줄이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
2020년 9월 기준, KB증권 등 주요 6개 증권사에서 새롭게 개설된 420만 개 주식계좌를 분석한 결과 2030 세대의 비중이 무려 5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젊은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 현상은 바람직하다. 한국 금융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유망산업을 중심으로 자금이 활발히 이동해 경제가 견실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열풍이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인 자산 축적과 건전한 투자 문화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지속 가능하고 건전한 투자 방식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포트폴리오 투자'라는 분산투자 개념이 여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 분산투자의 개념이 명확하게 자리 잡혔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주식 리딩' 등이 성행하면서 일순간 관심이 몰리는 투자처에 올인하는 경향이 강하다. 투자를 마치 투기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만연한 것이다. 시장의 변화에 편승해 큰돈을 벌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시장에 휩쓸려 큰돈을 잃을 수도 있다.
문제는 한 번 크게 잃으면 좀처럼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장기투자하는 투자 전략이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 분산투자의 개념이 명확하게 자리 잡혔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주식 리딩' 등이 성행하면서 일순간 관심이 몰리는 투자처에 올인하는 경향이 강하다. 투자를 마치 투기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만연한 것이다. 시장의 변화에 편승해 큰돈을 벌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시장에 휩쓸려 큰돈을 잃을 수도 있다.
문제는 한 번 크게 잃으면 좀처럼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장기투자하는 투자 전략이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다.
김광석 경제실장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실장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 본부장
유튜브 '경제 읽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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