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반도체 ‘피크 아웃’ 우려 완화…“주가 오른다”
[서울경제TV=윤혜림기자]
[앵커]
최근 하반기 반도체 시장의 공급 이슈가 해소되며 업황 반등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주가 흐름과 전망 등 자세한 내용에 대해 증권부 윤혜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매출이 급증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반도체 시장과 국내 기업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국반도체산업협회가 최근 세계 반도체 매출 규모를 발표했습니다. 올해 2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은 1,336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53조1,0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70%(1분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분기 각각 63조원, 10조원을 웃돌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반도체부품 부문 매출액 22조7,400억원을 기록하며 인텔을 추월하고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에 등극했습니다.
또한 최근 삼성전자의 주요 매출원인 메모리 반도체의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이 지난 분기 대비 7.89% 상승한 4.10달러를 기록해 반도체 상승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호적인 영업환경에도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가 썩 좋진 않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우선 주가 추이부터 살펴보자면, 국내 반도체 대표주라고 불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반도체 업종의 주가는 지난 1분기를 기점으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8만2,000원대까지 회복했으나 증권업계의 목표주가인 10만원대 보단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투자자들이 올해 4분기 D램 가격이 피크 아웃, 즉 고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D램 가격이 4분기에 소폭 상승할 것이고, 내년 1분기에는 하락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서버용 D램 가격이 지난해 110달러 선에서 현재 161달러 선까지 상승했다”며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 D램 가격 하락 시기를 두고 올해 말인지 내년 초인지 논쟁을 벌이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언젠가 가격이 꺾인다는 인식이 심어져 반도체 업종의 파티가 끝났다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공급 차질 이슈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30년 만에 찾아온 미국 텍사스 한파로 오스틴시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이 멈추며 생산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공급망 차질에 의한 스마트폰, TV 등의 세트 생산 둔화가 예상되며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확산됐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전방업체들의 재고가 높아지며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는데요. 샤오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지난해 말부터 스마트폰 및 서버에 사용하는 반도체 재고를 선제적으로 축적했습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방업체들이 축적한 재고가 소화되지 못하자 고점 우려가 지속해서 나타났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그런데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반도체 업종의 피크 아웃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윤 기자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피크 아웃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수출은 좋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6% 상승한 110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7월 중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특히 최근 3개월 반도체 수출의 평균 증가율은 32.83%로, 꾸준히 상승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편, 메모리 업체들은 차세대 D램이라 불리는 DDR(Double Data Rate)5를 지원할 수 있는 중앙처리장치 즉 CPU 출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인텔에서 올해 4분기는 PC에, 내년 1분기는 서버에 DDR5를 지원하는 신규 플랫폼 출시 일정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센터 업체들의 서버 증설로 고용량 D램 주문이 늘어나고 있으며,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모바일 수요도 견조한 상황입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주가가 선행하고, 수출 데이터가 후행하므로 주가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 수출 데이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증권업계는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수출 데이터가 피크 아웃 우려 대비 양호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앵커]
이쯤 되면 반도체주 주가 전망도 궁금하실 텐데요, 업계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시장에서는 하반기 반도체 업종의 주가 강세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반도체 주가는 전년 대비 수출액과 매출액 변화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기조를 따라 움직였습니다.
올 하반기 서버와 스마트폰 수요의 강한 회복이 예상되고 내년 1분기에는 전방 수요를 눌러왔던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해소돼 업황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기업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하반기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낸드 중심의 전공정 장비 투자와 D램 보완 투자에 다시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신규로 지어지는 평택 3공장(P3) 신규라인 착공으로 기존 2공장보다 설계 능력이 50%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설비 투자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청주 반도체 공장 M15, 이천 공장 M16 투자 재개로 전공정 장비 투자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며 주가의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이에 반도체 관련주의 목표주가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 내 반도체 주가는 삼성전자 10만5,000원, SK하이닉스 17만원, DB하이텍 8만8,000원, 원익IPS 6만8,000원 등이 제시됐습니다.
[앵커]
증권업계에서 좋은 전망을 내놨다고 해도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있나요?
우선 지난 2017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처럼 고마진을 바라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입니다. 당시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와 함께 60~7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직까지 비메모리 시장 투자가 부족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지난해 반도체 형태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이 주도하는 메모리 시장은 27%,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비메모리 시장은 55%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 내 메모리 매출 비중이 76%라는 점을 고려해 파운드리나 비메모리 업종 투자 계획에 집중해야 합니다.
한편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장비 국산화 성공이 예상됨에 따라 중소형주 내 최선호 업종을 기존 소재에서 장비 업종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고려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최근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도 영업환경과 주가 전망에 대해 궁금해하셨을텐데요, 자세한 설명 잘 들었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grace_rim@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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