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투기 터지자 퇴직금 먹튀한 LH 간부들…취업 제한도 '프리'
간부급 퇴직자 취업 제한 등 적용 안 받아
'먹튀' 등 잡는 추가 제재 필요성 제기돼
[서울=변진성 기자] 정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조직개편안 결정이 임박하면서 LH 간부급 직원들의 퇴직 러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 있는 추가 제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정보를 활용해 이득을 볼 수 있는 간부급 직원들은 빠져나가고, 무고한 직원들만 피해를 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LH 땅투기 의혹을 제기한 시점 이후부터 정부가 LH 혁신안을 내놓은 시점까지 간부급 직원 총 19명이 퇴직 또는 명예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부적으로는 상임이사가 1명, 비상임이사 1명, 고위직인 1·2급이 17명이다. 같은 기간, LH 퇴직자 총 64명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 혁신에 솔선수범해야 할 고위급 직원들의 무책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사진=LH]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닌 비상임이사를 제외한 이들에게는 퇴직금이 지급되는데 상임이사에게는 2,737만원이 지급됐으며, 1·2급 직원에게는 퇴직금과 명예퇴직금을 합해 총 12억4,192억원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1·2급(간부급)의 경우, 1인당 평균 7,144만원을 수령해 간 셈이다.
특히, 퇴직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시점을 두고 설왕설래다. 해당 수치는 3~5월 사이 퇴직한 LH 간부들의 숫자인데, 올해 3월은 참여연대가 LH 직원들의 땅 투기를 폭로한 시점이다.
이후 정부는 LH 혁신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고, 지난 6월 7일 해당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퇴직자 전관예우, 갑질 행위 등 고질적 악습 근절' 차원에서 간부급의 취업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퇴직러시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상임이사나 비상임이사 등 임원 7명에게만 두던 제한을 1·2급 고위직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상자는 모두 529명으로 늘어났는데,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이런 조치의 경우 아직 LH 개혁안이 통과되기 전이지만 곧바로 시행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3~5월 사이 퇴직한 고위 간부들(1·2급)은 이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퇴직금도 제대로 챙기고, 취업제한까지 받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혁신안 조치 시행 이전이기 때문에 소급적용하기는 어렵다.
김은혜 의원은 "정부가 LH 혁신 제도 정비에 몇 달을 우왕좌왕하는 사이 고위 임원들은 여전히 '제 살길' 찾는 데 여념이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퇴직자 취업제한 대상에서 제외됐고 전관예우 관행을 도모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취업 심사를 강화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의 조속한 실행 등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mc05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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