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소 독가스 유출 사실로"…11년전 이미 제기 '방치·은폐' 의혹
환경부 소속기관 국감 노웅래 의원 "폐암유발 시안가스 기준치 5백배"
"100대 설치해야 할 자동측정 장비 4대밖에, 유해물질 실측도 소홀"
포스코 "폐수처리때 화합물은 안전물질…외부유출 없이 재활용" 답변
[광양=신홍관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가스 유출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독성가스 유출 논란이 이번뿐 아니라 11년전 제기돼 지속적으로 벌어진 정황이 있지만 은폐 및 방치한 의혹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소속기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채취한 BET(생물학적 폐수처리) 슬러지에서 시안가스가 기준치의 500배 나왔다고 주장했다.
시안가스는 화학 석탄을 휘발 성분을 없앤 다공성 고체 탄소 연료를 만드는 코크스로(爐)에서 발생되는 기체 독가스로 분류된다. BET 슬러지는 지정폐기물로 분류된 독성 찌꺼기로 페놀·시안 등 중금속이 있고,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3월 코크스 오븐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시안가스가 포함된 코크스 가스에 장기간 노출된 근로자의 폐암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나온 포스코 이시우 본부장은 "폐수를 처리할때 황산철을 투입해 화합물로 만든다"며 "이 화합물은 안전물질이고 외부유출없이 밀폐된 공간에서 재활용한다"며 외부유출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노웅래 의원은 "코크스 오븐에 넣고 빼내면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며 위증을 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이어 포스코에서 채취한 시료에는 시안가스 누출되고 있고 보수해서 외부에 문제없도록 조치하고 있다는 분석 답변서를 제시하며 질타했다.
아울러 포스코에 대한 환경부·노동부의 합동조사를 실시해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스코측의 가스 및 유해물질 누출에 대한 실측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 의원은 포스코에서 어떤 유해물질이 나오고 있는지 자동측정 장비설치를 100대 설치해야 하는 데 4대만 설치됐다. 광양제철소는 1/4만 설치됐다. 나머지 3/4은 뭐냐, 이게 말이되느냐"며 따져 물었다.
이에 이 본부장은 "지금도 계속 설치하고 있다. 내년 연말까지 200여개를 확대 설치해 관리하겠다"며 사후약방문격으로 답했다.
BET슬러지 시료 채취 성분분석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노 의원은 "환경부가 정부기관 맞냐 아니냐"라고 다그치며 "장기간 근무한 노동자가 4명이나 암이 발생했고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었다"며 심각한 보건 환경 문제로 규정했다.
포스코의 시안가스 유출 사실은 이미 2009년 언론에 보도됐고 당시 광양제철소는 "실시간 감시체계와 최신 클리닝 시스템도입 등을 담은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노동계와 주민들은 "11년이 지난 오늘 국감에서 포스코가 그때 내놨던 개선책은 어디에 있는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포스코 간부의 답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개탄했다. /hk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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