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투협 회장 ‘3파전’…코스피 5000 이끌 적임자는

금융·증권 입력 2025-11-22 08:00:09 수정 2025-11-22 08:00:09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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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마당발·민관 네트워크·현직 프리미엄 대결
표 비중 높은 대형 증권사 표심 잡기가 관건 될 듯
"차기 금투협 회장, 증권업 고도화 등 과제 산적"

황성엽(왼쪽 첫 번째) 신영증권 사장, 이현승(〃두 번째) 전 KB자산운용 대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제 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금융투자협회는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탁사 등이 회원사인 국내 금융투자 산업의 대표 단체이다. 현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꼽힌다.

◇증권가 마당발·민관 네트워크·현직 프리미엄 대결

지난 19일 오전 10시 금융투자협회장 후보 등록이 마감됐다. 차기 금투협회장 선거는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서유석 현 금융투자협회장이 출마하는 3파전 양상이 됐다.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과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은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고, 지난 17일 서유석 현 금융투자협회장도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정영채 메리츠증권 상임고문은 후보 등록 마감일 전날까지 고심했지만 장고 끝에 불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 실무·경영 능한 38년 증권맨 출신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은 신영 원클럽맨으로 실무와 경영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대표는 경영기획·자산운용·법인영업·IB·경영 총괄 등 증권업 전반의 다양한 실무를 경험했다. 업계에선 “현장 감각과 실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본시장 CEO 모임 회장을 맡고 있어 업계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황 대표는 "업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회원사별 맞춤형 소통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균형감 있는 소통으로 회원사별 필요사항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회원사별 맞춤형 공약도 제시했다. 대형 증권사는 몸집을 키워 시장을 주도하고,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사가 못하는 역할을 규모에 맞게 분담하자는 것이다.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에 따른 발행어음 한도 차등화 등이 그 예시다.

다만 신영증권이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ABSTB)를 설계하고 판매한 증권사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황 사장의 금투협 회장 후보 출마를 비판하고 있다.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민관 네트워크 갖춰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는 관료 출신으로 민관 네트워크를 갖춘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전 대표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기획재정부에 몸 담은 뒤 메릴린치 증권·SK증권·코람코자산운용·KB자산운용 등 외국계와 국내 증권업계에 재직했다. 

2023년부터 금감원 금융감독자문위원과 금투협 비상근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당국과의 소통에 능숙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자산운용 대표 시절엔 내부통제 역량이 높았다는 평가다. 대체투자, 해외 부동산펀드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던 시기 KB자산운용에서는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주요 공약으로 중소형 증권사의 영업용 순자본비율(NCR)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자본력 차이로 인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사와 동일한 NCR 기준 적용은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NCR을 유연하게 적용해 중소형사의 부담을 덜겠다는 복안이다. 

금융투자협회 내 금융투자 인가지원센터 설립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금융투자업계에 의견 창구 역할을 하는 센터를 설립해 회원사들의 신사업 진출과 당국의 심사 부담을 덜겠단 것이다.

다만 주요 경력이 자산운용업권 중심이라 대형 증권사 표심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서유석 회장, ‘리더십 연속성’ 앞세워 연임 도전

서유석 현 금융투자협회장은 17일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금투협회장의 연임 도전은 금투협 역사상 처음이다. 이사회 의장인 서 회장이 지난 달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한 이사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연임 도전설에 무게가 실렸다. 

서 회장은 지난 17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깜짝 출마 선언을 하며 ‘코스피 5000시대의 적임자’라고 자평했다. 서 회장은 현직 회장으로서의 업무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3년간 협회장으로서 금융당국, 정부, 국회, 유관기관 등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왔다”며 “새로운 사람이 이런 관계를 맺으려면 2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자본시장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이 될 향후 몇 년 간 책임감과 강한 추진력을 갖고 안정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리더십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의 주요 업적으로는 임기 중 대체거래소(ATS) 출범, 정부 주도의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 실시, 공모펀드 직상장, 디딤펀드 등 신규 펀드 도입 등이 있다. 일부 주요 사업 성과는 부진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10월 말 상장한 상장클래스는 초기 성적이 부진하다. 2개의 상장 공모펀드 중 유진 챔피언중단기크레딧 X클래스는 13일 전체 거래량 2건, 거래대금 1만9920원을 기록했다. 

논란이 된 황제 전관예우 셀프 결재 등에 대해선 “오해의 여지가 생길 수 있는 만큼 퇴임 시 고문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서 회장의 ‘친정’이자 투표권 비중이 큰 미래에셋그룹이 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기류가 감지되는 점은 선거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래에셋그룹 고위 관계자는 “서 회장의 연임이 아닌 단임 승계를 지지한다”며 “3년마다 업계의 명망 있는 분이 돌아가면서 맡아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비 분담률 따라 표 무게 달라져…내달 결정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이 대응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표를 가진 회원사들은 적임자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투표 결과는 대형 증권사 표심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투표권 30%는 회원사에게 1사 1표로 균등 분배되고, 나머지 70%는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된다. 의결권 비중은 증권업 57.8%, 운용업 37.7%, 신탁 3.8%, 선물 0.8%다. 

증권사 내 투표권 비중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순으로 크다. 운용사 내 투표권 비중은 미래에셋운용, 삼성운용, 이지스운용, 한화운용, KB운용 순으로 크다.

차기 금투협회장은 부동산에 편중된 국민 자산의 증시 유입, 증권업 고도화, 스테이블 코인 등 디지털 자산 입법, 퇴직연금 수익성 개선,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후보 등록인을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다음 달 숏리스트를 통해 최종 후보군을 공개할 예정이다. 선거는 다음 달 18일 진행된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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