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브라질 대가뭄이 만든 ‘살인적 물가’

경제·산업 입력 2021-11-16 19:55:17 수정 2021-11-16 19:55:17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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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폭염, 혹한, 대홍수, 슈퍼허리케인, 대형산불 못지않게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기상현상이 있습니다. 바로 심각한 가뭄입니다. 미국서부와 캐나다서부의 대폭염과 대형산불 원인에 가뭄이 있었다고 할만큼 가뭄은 가장 심각한 기후현상입니다.

특히 가뭄이 들게 되면 대기근이 따라오게 되는데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식량가격이 상승하면서 에그플레이션의 전조가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은 특히 가뭄이 심해 많은 국민들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브라질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브라질의 가뭄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요?

 

[반기성 센터장]

지난 시간에도 잠깐 소개했지만 브라질이 100년만의 대가뭄에 고통받고 있는데요.

 

파라나강 인근 14개 주요 저수지 중 7개 저수지가 1999년 이후 최저치의 수위를 기록했습니다.

 

파라나 강의 수위는 브라질과 파라과이 국경 근처 평균보다 약 8.5미터 낮다 보니 많은 물류운송을 강에 의지하는 이 지역의 경제에 어려움을 주고 있을뿐 아니라 브라질 에너지의 가장 많은 부분을 감당하는 수력발전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난까지 불렀습니다.

가뭄은 2019년부터 시작했는데, 가뭄이 심각한 브라질의 많은 분지에서는 지난 10년간 누적된 강우량을 집계하면 약 1년치의 강수량밖에 되지 않습니다. 겨우 10분의 1정도의 비만 내렸다는 것이지요.

 

특히 농작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는데요. 불름버그 그린이 올해 9월 28일에 “브라질의 농작물들은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그을리고, 얼고, 말라 세계 상품 시장을 곤두세우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할 정도였습니다. 브라질은 세계적인 농업생산국입니다. 세계 오렌지 주스 수출의 5분의 4와 설탕 수출의 절반, 커피 수출의 3분의 1과 사료용 콩과 옥수수도 각각 3분의 1을 생산합니다. 그런데 가뭄과 함께 한파의 영향으로 식량생산이 급감하면서 수출은커녕 브라질 국민들이 배고픔에 처하게 된 것이지요.

 

[앵커]

얼마전 보도를 보니까 브라질 시민들이 트럭 안에 가득 쌓인 동물 사체 더미를 뒤지고 있던데요. 당장 먹을 것이 없는 브라질 시민들이 동물사체를 뒤져 비닐봉지에 싸 가져가더라구요. 브라질의 식량난이 심각하구나를 느끼겠더라구요.

 

[반기성 센터장]

저는 정말 우리들이 알고 있는 삼바의 나라 브라질의 모습인가 믿어지지 않던데요. 문제는 기후위기가 브라질의 어려움을 불러왔는데요.

브라질 통계청은 올 9월 소비자물가가 10.25% 상승했다고 발표했는데 물가상승율은 무려 17년만에 최고수준이구요. 5년여 만에 처음으로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이지요. 리우올림픽이 열렸던 2016년 당시에 브라질 물가 상승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하면서 당시 대통령이 경제문제로 탄핵을 당했었습니다.

브라질이 이처럼 심각한 물가상승율을 기록하면서 각종 물가가 ‘죽음의 물가’로 상승하게 된 바탕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원인이 대가뭄이구요. 두 번째 원인이 브라질의 경제난이 코로나19 피해가 컸기 때문입니다. 누적 사망자가 60만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보니 경제시스템이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다가 최근에 들어와 백신접종율이 올라가면서 위드코로나로 바뀌었는데 이렇다보니 소비는 급증했는데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물가상승이 발생하게 된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중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은 심각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해 있는 겁니다.

 

[앵커]

최악의 가뭄으로 인한 물부족과 수력발전 중단이 생기면 에너지가격도 오르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특히 댐들이 많이 위치한 피라니 강 부근의 수위가 평년보다 거의 8.5m 가량 낮아지다 보니 많은 댐들이 수력발전을 중지하거나 소량가동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전력생산의 70% 정도를 수력발전이 차지하는데 수력발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어쩔 수 없이 비용이 더 드는 화력발전을 확대해 가동시켰거든요. 그러다보니 전기료가 급상승했는데요.

지난해 9월과 비교해 무려 30%나 전기세가 올랐습니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가스가격도 상승하면서 가스비도 전월 대비 무려 35%나 치솟았습니다.

가뭄으로 인한 식량가격도 폭등인데요. 가뭄으로 브라질의 목축업과 농산물이 타격을 입으면서 닭고기는 일년 전보다 29%,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25%나 올랐구요. 주식인 쌀도 일년만에 11% 이상 올랐습니다.

서민들이 입장에서는 살인적인 물가라고 할 수밖에 없고 결국 가난한 서민들은 동물사체까지 뒤지게 된 것이지요.

 2016년에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물가상승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거리 시위가 벌어진 이후 결국 탄핵되었는데요. 이어 대통령에 오른 보우소나루도 탄핵되어야 한다는 시위가 열리고 있는데요. 현재 탄핵찬성여론이 반대보다 15% 이상 높다고 해요.

식량등 물가상승으로 5년만에 두명의 대통령이 탄핵되는 역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심각한 기후변화가 우리네 생활에도 영향이 있을 것임을 브라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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