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텍, 분주한 손바뀜…어른거리는 '엔켐·광무' 그림자

[서울경제TV=권용희기자] 올해 수차례 손바뀜이 이뤄진 이니텍의 새로운 대주주가 또 다시 대규모 구주 매각에 나선 가운데, 이들 업체가 직전 대주주인 엔켐과 밀접히 연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엔켐 측이 현 대주주를 비히클 삼아 새로운 인수 주체를 물색하고 있는 셈이다.

6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제이제이차홀딩스는 이니텍 구주 291만주를 매각하는 딜을 진행 중이다. 주식 예정 인도일은 오는 14일이다. 구주를 사들인지 반년도 안돼 재매각에 나선 상황.

이니텍은 올해 들어 손바뀜이 분주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KT DS에서 에이아이솔루션홀딩스라는 법인으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이 업체는 올해 3월 설립된 신설 법인으로, 주요 인물에 김기훈 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이상준, 류민호 씨가 이사에 등재돼 있었지만 사임한 상태다.

이 중 이 씨는 중앙첨단소재, 광무를 비롯해 현재 상장폐지된 코아정보시스템, 블루스톤디앤아이 등 한계기업에서 활약했던 인물이다. 또한 김 씨는 과거 셀레스트라(현재 거래정지), 이브이첨단소재, 더테크놀로지(현재 거래정지) 등에서 두루 활동했다.

이후 이니텍 대주주는 엔켐으로 변경됐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 엔켐 등은 에스제이제일·이차홀딩스 등에 구주 790만여주를 약 640억원에 매각했다. 엔켐 관계자는 "전략적 자금 수요가 있어 이니텍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며 "새로운 인수 측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대주주와 엔켐 측의 연결고리가 드러나고 있다. 에스제이제일·이차 대주주는 사이몬제이앤컴퍼니(이하 사이몬)가 무한책임사원으로 있는 합자회사다. 사이몬의 대주주는 비에이치인베스트먼트로, 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한 광무 오창공장지점에 주소지를 올려놨다. 이 주소지는 광무 종속회사인 애셔코퍼레이션도 사용 중이다.

또한 비에이치인베를 이끄는 이성은 씨는 과거 중첨 9회차 CB 대상자였던 프라임라이트 투자조합1호 주요 인물이다. 에스제이제이차를 이끄는 이은석 씨도 과거 중첨 7회차 CB 발행 대상 업체의 핵심이다. 에이아이솔루션홀딩스, 엔켐, 에스제이제일·이차 모두 광무와 연결된 셈.

올해 1분기 말 기준 광무는 엔켐의 특수관계자로, 오정강 엔켐 대표 측 법인 아틀라스팔천이 광무 대주주다. 또한 엔켐 임원 중 일부가 광무에서 활약 중이다.

한편 에스제이제일·이차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 이들은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공유오피스에 이름만 올려놓고 있다. 등록 주소지를 방문했지만 어떠한 영업활동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가 재차 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에스제이제일·이차는 M&A(인수합병) 과정에서 다른 상장사 등으로부터 442억원을 빌린 상태다. 이자율은 연 6%로 한 달 이자만 2억원에 달한다. 이 중 이니텍 구주를 담보로 받은 대출의 계약 기간은 이번 달 말까지다.

이 중 204억원은 연복리로, 상환이 지연될수록 이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돈을 갚지 못해 구주가 넘어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에스제이제이차에 이어 에스제이제일차도 구주 매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니텍 관계자는 "구주 담보 대출의 경우 상환을 못하면 지연 손해금이 붙게 되는 구조"라며 "에스제이제일차 구주 매각과 관련해선 따로 알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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