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례군, 하수종말처리장 수해복구 16억대 사업 수의계약 '특혜성 의혹'

전국 입력 2022-02-14 12:32:18 수정 2022-02-14 12:32:18 조용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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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처리시설 17년전 특허권자에 수해복구 사업 수의계약
"구례군, 수의계약 사유 돌연 변경 등 특혜성 의혹 투성이"
군 "당시 설치 제품 호환성 유지 위해 해당 업체 선정"

구례하수종말처리장 산화구. [사진=조용호 기자]

[구례=조용호 기자] 전남 구례군이 10억 원대가 넘는 하수종말처리장 수해복구 사업을 추진하면서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 한 것을 두고 특혜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구례군에 따르면 구례하수종말처리장 고도처리시설은 2005년 준공 당시 하수처리공법(산화구 MLE)의 특허권자인 A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B기업이 시공을 맡았다. 하지만 2020년 8월 섬진강 홍수피해로 일부 시설이 물에 잠겨 수해복구 사업으로 당시 특허권자와 ‘산화구 기자재’ 제작 설치비로 16억7,950만원에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구례군이 사업 발주를 하면서 수의계약 사유를 돌연 변경해 의혹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군은 당초 농어촌정비법(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제1항제6호나목)으로 계약한 이후 ‘해당 물품과 호환이 필요한 제품’(제25조제1항제4호타목)으로 수정해 정보공개시스템에 올렸다.


이렇게 수의계약 사유를 변경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해당 업체에 대한 취재가 들어간 때와 같다 보니 의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구례군은 수의계약 사유를 변경한 이유를 “담당자의 실수”라고 해명하고 있다.


해당 업무 소관인 상수도사업소장은 지난해 사무관 승진 이전부터 군 재무과 계약담당자로 수년간 근무 경력의 계약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계약 전문가의 감독권자가 직접 생산하지 않은 중소기업으로 등록돼 있는 특허권자를 상대로 ‘농어촌정비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구례군의 이번 사업 발주 진행 과정에서 의구심이 나는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16억 7,950만원이란 적지않은 예산의 사업을 경쟁 입찰이나 조달청 계약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한 점도 그렇다. 수의계약은 설계금액이 적절한지, 타사 제품과 성능 및 제품가격에 대해 비교가 불가하기 때문에 설계금액의 100%로 제품 구매가 이뤄진 셈이다.


또한 해당 사업은 17년전 특허 공법으로 시공된 것이어서 신기술 특허 공법이 다수 개발된 현재 기술과는 차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졸속 수의계약으로 추진한 점도 의혹의 대상이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호환이 되어야 한다’(제25조제1항제4호타목)는 관련 수의계약 법령을 앞세운 것은 전형적인 '짜맞추기식' 행정에 직권남용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인근 타 지자체의 관련 업무 담당자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담당자는 “20여년 전의 처리공법으로 재시공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현재 모든 하수종말처리 시설은 고도처리 공법으로 설계 시공하고 있고, 기존 설비를 신기술로 전환 계획을 세우고 있는 시점에서 20여년 전의 공법에 따른 ‘호환’을 말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몰아주기 위한 ‘스팩 박기’가 아니냐는 의문을 품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발주 계획 단계에서부터 이미 업체가 선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영업 차원에 담당 부서를 방문했지만 다음 기회에 도움을 주겠다는 말만 듣고 돌아왔다”며 수의계약을 고집한 뒷받침할만한 증언을 남겼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구례군 최고위층의 친인척이 홍수피해 관련 공사와 관급자재 구매 등에 깊이 개입되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해당 인사는 구례에서 20여년 동안 지역에서 사업을 하다가 최근 군청에서 발주하는 각종 사업에 개입됐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사업체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의 공법선정위원회 구성과 심의평가도 없이, 일방적 판단으로 해당 업체를 선정한 의혹이 짙은 상황에서 예산 절감의 기회도 놓쳤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로 할 경우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넘어 수의계약 대비 최대 13%가량(1억5,000만원)을 예산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경쟁 입찰의 낙찰률이 설계금액의 87%가량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20여년 전 설치된 제품의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당 업체를 선정했다”면서 “지방계약법의 근거에 수의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위법 사항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는 국가보조금 등 혈세를 절감할 수 있는 경쟁 입찰이나 공법 선정 기술제안서 제출 입찰공고로 업체 간 경쟁을 통해 제품 단가를 낮추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점에서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로 감사원 감사 청구를 해야한다는 여론도 있다.


이와 관련 서울경제TV는 추가 취재를 위해 구례군에 수의계약 사유서 등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cho554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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