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풋옵션 분쟁' 회계법인 임직원 무죄 판결…"유감"
[서울경제TV=김미현기자] 교보생명은 3일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들의 형사재판 무죄 판결과 관련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보생명 측은 “부적절한 공모 혐의가 분명히 있음에도 증거가 다소 부족한 것이 반영된 결론”이라며 특히 이번 재판 결과가 어피니티와 안진이 공모해 산출한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되팔 권리) 행사 가격(주당 41만원)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미 국제상사중재 판정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41만원에 주식을 매수해줄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이번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유감스럽지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상고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대법원에서는 현명한 판단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보생명측은 “풋옵션 행사가격 논란은 형사재판과 별개의 쟁점이며, 안진이 평가한 풋옵션 가격은 이미 2021년 9월 국제 중재판정부(ICC) 결과로 설득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주주간 계약내용 자체도 신 회장에 불리한 독소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게 신 회장 측 주장이다. 풋옵션 행사가격의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치(FMV)를 결정하는 방식을 보면, 양측에서 평가하고 제시한 FMV의 차이가 10% 이내이면 두 가격의 평균이 FMV가 된다고 계약에 명시했다. 만약 차이가 10% 이상일 경우 어피니티가 제시한 3곳의 평가기관 중에서 한 곳을 신 회장이 선택해 그 기관이 평가한 가격이 최종 FMV가 된다. 결국 신 회장이 어떤 가격을 써 내더라도 어피니티가 원하는 수준의 가격에 수렴할 수밖에 없는 계약 구조였던 것이다.
특히 신 회장 입장에서는 풋옵션은 행사 당시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격으로 매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피니티처럼 시장가치의 두 배에 이르는 풋옵션 가격을 FMV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신 회장 측은 법무법인의 자문에 따라 풋옵션 가격 제시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교보생명은 주주간 분쟁에 회사(교보생명)가 개입하고 대주주(신창재회장)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는 어피니티의 입장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오랜 기간 주주간 분쟁으로 IPO 차질 등 회사의 피해를 막기 위한 적극적 방어 행위 차원의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란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히려 회사의 피해가 막대한 상황에서 어피니티 주장대로 손을 놓고 있는 것이야 말로 배임이나 책임회피 문제로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풋옵션 분쟁해결과 관련, 국제중재 재판부의 판정에 따라 풋옵션 가격 41만원은 이미 설득력을 상실한 만큼 시장에서 합리적인 방식으로 가격을 재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는 “어피니티가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 무리하게 풋옵션 가격을 제시했다가 신 회장의 반발을 불러오고 결국에 법적인 분쟁에 휘말려 자금회수 기회를 놓쳐버리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피니티는 신 회장을 압박해 현재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는 전략을 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보생명은 IPO를 통해 시장에서 합당한 가치 평가를 받은 후 적정 풋옵션 가격을 산정하고 상호 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어피니티 측의 법적분쟁 유발로 가장 객관적인 풋옵션 가격을 평가받을 수 있는 IPO 기회가 지연된 만큼 이제라도 주요 주주의 역할에 맞게 적극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며 “회사는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금융지주사 전환, IPO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kmh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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