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인도서 중장기 모빌리티 전략 점검
[서울경제TV=박세아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7일부터 이틀 간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과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가 판매되며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 이중 승용차(Passenger Car)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오는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생산 및 판매 거점으로서의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통해 전기차 보급은 물론 자체적인 산업기 반을 다지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이 인도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으며, 마이크론,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출장 첫 일정으로 7일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인도 R&D 전략을 점검하고 인도 전기차 시장 동향을 살폈다.
인도기술연구소는 국내 남양연구소와 긴밀히 협업해 인도 현지에 적합한 차량을 개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기술연구소는 향후 현지 연구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전동화, 자율주행, 인도 현지어 음성인식 기술 개발 등 미래 모빌리티 연구 중추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신규 시험 시설 건설도 추진중이다.
정의선 회장은 "수요가 증가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인도기술연구소가 인도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중장기 R&D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8일 인도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공장에서 인도법인 임직원들과 생산 및 판매 분야 중장기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인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밸류 체인 재편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과 고객들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SUV 리더십 강화, 전기차 라인업 확대 등으로 양적인 측면에서 성장하고, 고객 중심의 진정성 있는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쳐 인도에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차량 생산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최적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해 톱티어 전동화 브랜드로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SUV와 전기차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500만대 산업수요 중 SUV가 48%의 비중을 차지하고, 전기차는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는 7월 출시한 경형 SUV 엑스터(Exter)를 비롯 인도 시장에 특화된 SUV 모델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2032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현대차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27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기아도 셀토스, 쏘넷 등 SUV 인기에 기반한 한 프리미엄 이미지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인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PBV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도 병행한다.
기아는 ‘기아 2.0’ 전략을 통해 올해 상반기 6.7% 수준인 인도 시장 점유율을 향후 10%까지 높인다는 전략이다. 생산 차종을 확대하고 판매 네트워크도 현재 약 300개에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 2위 메이커로 지난해 사상 최대인 80만7,067대 판매에 이어 올해 7월까지 전년 대비 8.8% 증가한 50만2,821대를 판매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 보다 8.2% 높은 87만3,000대다.
인도 현지 CKD 방식 등으로 공급하는 전기차 판매는 1,181대로 전년 동기보다 185% 증가했다. 향후 현대차와 기아의 인도 공장에서 EV 볼륨모델을 본격 양산해 전기차 판매를 대폭 상승시킬 계획이다.
인도 현지 생산도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생산대수는 63만230대로, 지난해 58만49대보다 8.7%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생산 능력도 확대시켰다. 현대차는 도장라인 신설 및 추가 설비 투자를 집행해 기존 77만대에서 5만4,000대 증가된 82만4,000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8일 인도 타밀나두주 정부 청사에서 M.K. 스탈린(M.K.Stalin) 타밀나두주 수상을 만나 인도 자동차 시장 발전 방안 및 현대차그룹 인도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이 자리에는 T.R.B. 라자(T.R.B. Rajaa) 타밀나두주 산업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용화 CTO(사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이 함께 했다.
정의선 회장은 스탈린 타밀나두주 수상에게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 대한 타밀나두 주정부의 다양한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전동화를 비롯 현대차의 중장기 사업 계획에 대해 밝혔다.
한편, 현대차와 타밀나두주는 지난 5월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10년 간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 설비 현대화 등을 위해 2,000억 루피(약 3조 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공장 신설, 전기차 모델 라인업 확대, 타밀나두주 주요 거점 고속 충전기 100기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ps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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