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다문화·비다문화 학생 합창단 '너나우리'의 우정 하모니

전국 입력 2023-08-25 10:31:18 수정 2023-08-25 10:31:18 김준원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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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 단원들 ‘쏠비치 버스킹’ 등 기획…소통·교류의 장 기대

진도 다문화·비다문화 초등학생들로 꾸려진 ‘너나우리’ 합창단이 공연하고 있다. [사진=전남교육청]

[진도=김준원 기자] "문구점을 지나고 장난감 집 지나서/ 학교 가는 길 너랑 함께 걸어 좋은 길.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손잡고 가는 길/ 너랑 함께 걸어서 너무너무 좋은 길" 창작동요 ‘함께 걸어 좋은 길’ 중 한 구절이다.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아이들이 노래한다. ‘너랑 함께 걸어 좋은 길’이란 노랫말을 전할 땐, 눈을 맞추며 진심을 전한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합창단 ‘너나우리’가 선사하는 우정의 하모니다. 

진도 다문화.비다문화 학생들이 모여 결성한 '너나우리' 합창단원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전남교육청]

진도교육지원청은 지난 4월 조금 특별한 합창 단원 모집을 시작했다. 관내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매해 높아짐에 따라 이들이 끼를 펼치고, 세상과 소통할 창구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여러 이유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 학생들이 예술을 매개로 한 공연 활동,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게 우선이었다. 


모집 결과 진도초·지산초·석교초 총 3개의 학교에서 13명의 다문화학생과 17명의 비다문화학생이 참여해 지난 6월 ‘너나우리’라는 이름의 합창단을 꾸렸다. 너와 나의 목소리로 우정의 하모니를 선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단원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진도영재예술교육원으로 모여 합창 연습을 한다. 면 소재지에 있는 지산초·석교초 학생들은 4명씩 팀을 이뤄 ‘에듀택시’를 타고 온다. 20여 분을 달려 친구들과 읍내로 나오는 즐거운 시간이다. 


30명 단원이 모두 모이면,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된다. 저마다 목소리 톤에 맞춰 알토·소프라노 두 파트를 맡은 아이들은 발성 및 자세·복식 호흡 등 합창의 기본기부터 탄탄히 다져왔다. 


지난달 28일에는 그간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했다. 진도교육지원청 내 아리랑갤러리에서 펼쳐진 미니콘서트에서 합창단은 창작동요 ‘난 네가 좋아’, ‘노래 숲의 아이들’, ‘함께 걸어 좋은 길’을 깜찍한 안무와 함께 선보여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김민준 진도초 6학년 학생은 “친구들과 합이 맞아가는 과정에서 큰 재미를 느꼈다. 미니콘서트 경험을 살려 진도 쏠비치 앞에서의 버스킹 등 지역민과 관광객들 앞에서도 우리의 실력을 뽐내고 싶다”고 밝혔다.


합창단은 오는 12월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열리는 ‘J-Arang 청소년예술단’ 발표회에 ‘진도아리랑’을 편곡해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연습에 매진할 계획이다.

 

지휘를 맡고 있는 이세일 교사는 “합창은 나보다 ‘남’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어 가는 장르다. 아이들이 합창 활동을 통해 존중과 배려, 겸손과 예의를 자연스레 체화해 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앞으로 창단 10주년, 20주년을 꿈꾸며 나아간다. 3~6학년으로 구성된 단원들은 중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명예단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너나우리’가 다문화·비다문화학생을 잇는 소통·교류의 장으로서 역할을 할지 기대된다. /kim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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