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걸음 PF 구조조정…4월 위기설로 떨고 있는 현장
태영건설 워크아웃 첫 단추부터 난항…채권단 복잡한 이해관계 걸림돌
현장 4월 PF 줄도산 위기설…한은 "근거 뭔지 반문하고 싶다" 선 그어
금감원 "PF 손실 인식 회피한 금융사 엄중 책임 물을 것" 압박
[서울경제TV = 이연아 기자] 금융당국의 PF 부실 구조조정 압박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분위기다. PF 시장 첫 구조조정 사례가 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과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채권단 산업은행에 처리방안을 제출해야 하는 59개 PF 사업장 중 절반 가까이 채권단 내 이해관계 조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제자리 걸음 중이다.
◆채권단 내 복잡한 이해관계 걸림돌…태영건설 워크아웃 쉽지 않아
지난달 26일까지 태영건설 PF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처리 방안을 제출해야 했던 사업장은 모두 59곳이지만 30~40곳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처리 방안 제출 기한을 한 차례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단 내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산은은 마감 시한을 넘겨도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과정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비용 발생 등의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대다수 사업장이 늦게라도 처리 방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사업장별 이해관계와 이슈가 다양하기 때문에 처리 방안 제출을 아예 하지 못하는 곳도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PF중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히는 브릿지론 사업장 18곳의 이해관계 조정이 난항이다. 부동산 PF사업에서 브릿지론은 토지매입 대금과 시행사 운영비 충당을 위한 사업 인가 전 대출이다. 실제 착공까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저축은행이나 캐피털, 증권사등으로부터 고금리로 빌린다.
통상 브릿지론 사업장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후순위 채권자는 선순위 채권자에 비해 원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져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업장별 처리 방안을 제출해도 더 중요한 것은 이후 진행될 실사 결과다. 사업장별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 11일 정상화 계획을 채권자협의회 안건으로 올려 확정하면 사업장의 운영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PF 4월 위기설...한은 총재 "근거가 뭔지 반문하고 싶다"
현재 건설업계는 4월 위기설이 돌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PF 위기에 노출된 건설사들이 4월 총선 이후 대규모 줄도산이 쏟아질 것이라는 내용이다. 실제, 건설업은 고금리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공사비 인상 등에 따라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전환됐다. 운전 자본 회수가 어려워지고 현금 유입이 줄어들며 경영 어려움에 가장 먼저 노출됐다. 이미 지방 중소건설사 한계기업 비중과 부실 위험기업 비중이 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국내 시공능력평가 122위 선원건설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불안한 현장 분위기와 달리, 금융당국은 위기설에 대해 오해라며 선을 그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2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밝혔다. 이 총재는 "부동산 PF는 상당수 정리되는 중이고, 정리하고 있어서 총선 전후로 크게 바뀔 것이라는 근거가 뭔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아가 PF를 보고 금리 결정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PF가 모두 살아날 수 없지만,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PF 부실 사업장 짧고 굵게 구조조정 강행할 것"
당국의 PF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PF 리스크가 국내 경제 뇌관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르게 구조조정을 강행해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PF 대주단 협약을 통해 만기 연장과 이자 유예 등 금융 지원을 할 때 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한 채권자 동의율 수준을 강화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 세 번 이상 본PF로 전환되지 못하고 만기연장된 브릿지론은 부실 사업장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해당 기준으로 걸러진 부실 사업장은 경매와 공매를 통해 빠르게 구조조정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에게는 집중 지원한다.
동시에 PF 대출을 해준 금융사에게는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PF 리스크가 전이되지 않도록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해 건전성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인데, 만기연장 반복으로 사업성이 낮아진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사가 손실을 100%로 인식하도록 했다. 금융사들이 PF 손실을 회피해 충당금을 쌓지 않고 배당 성과급으로 유출하지 않도록 금감원의 감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정상적 사업이 어려운 곳마저 만기연장하는 등 부실 사업장 정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PF손실 인식을 회피하며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사에는 엄중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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