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폭풍 시작된 홍콩 ELS…당국·은행·피해자 기싸움
김주현 금융위원장 "배임 이슈 이해하지 못하겠다" 자율 배상 압박
은행권 "배임 가능성과 실적 등 경영 리스크…내부 검토 중"
[앵커]
금융감독원이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기준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후폭풍이 예고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금융 당국, 은행은 물론 피해자들까지 이번 보상 기준안을 보는 견해가 첨예하게 갈려 벌써부터 팽팽한 기 싸움 분위기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연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제(11일)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홍콩H지수 ELS 관련 자율배상기준안을 두고 은행권에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배상 수준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화투자증권 보고서를 보면 은행 최종 배상 비율을 34~37% 수준으로 추정했고, 배상 비율을 40%대로 올릴 경우 판매액이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경우 상반기 배상액을 1조원으로 추정했습니다.
당국은 최대 100%까지 배상해줘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지만, 은행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감원 기준안 발표에 이어, 오늘(12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권을 향해 배임 이슈가 왜 나오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자율 배상을 재차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은행 내부적으로 당국이 내놓은 기준안을 무조건 수용하기에는 배임 가능성과 실적 등 경영과 직결된 리스크가 커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 완강합니다.
특히, 판매 규모가 큰 은행에서는 좀 더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투자자 역시 이번 배상안에 만족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미, 현장에서는 일부 은행 창구 등을 통해 ELS 민원이 급격히 증가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투자자, 판매사 모두 만족하지 못한다며, 누구를 위한 기준안인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은행은 현재 소관 부서와 로펌을 중심으로 법적, 절차적 검토를 진행 중이고, 이사회 회의 등을 거쳐 금감원 기준안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최종적으로 내놓은 배상 비율이 다를 경우, 투자자와 조정 합의 과정에서 2차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권 자체적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은행권의 공식 입장 발표는 빠르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대외적 압박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르면 이달 말이라도 1차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입니다.
서울경제TV 이연아입니다. / yalee@sedaily.com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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