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따른 ‘金사과’는 지금부터…“품종다각화 필요”
사과, 서늘한 기온에서 생육 가능한 호냉성 작물…고온에 취약
2033년까지 축구장 4,000여 개 면적 사과 재배지 사라져
“신품종 개발 등 중장기적 대응 필요 시점”
[서울경제TV=이혜란기자] ‘21세기 말 서울은 1월 27일에 봄이 시작된다. 사계절도 옛말이다. 부산을 비롯한 남부 지방에선 겨울이 완전히 사라진다. 일년의 절반 이상은 여름이다.’
기상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지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서 SSP5-8.5시나리오*에 따라 예측된 한국의 계절 전망이다. (*SSP5-8.5시나리오: 기후정책 부재의 고탄소 시나리오)
‘국내산 사과’도 마찬가지다. 사과는 비교적 서늘한 기온에서 생육이 가능한 호냉성 작물이다. 농촌진흥청은 SSP5-8.5시나리오에 따르면 2070년대엔 사과를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고, 2090년엔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사실 당장 10년 후만 하더라도 사과 재배 면적은 8.6% 감소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일 한국농촌경제진흥원의 농업전망 2024 보고서를 보면 2033년까지 축구장 4,000여 개 면적의 사과 재배지가 사라진다. 사과 생산량 역시 올해 50만2,000톤에서 2033년 48만5,000톤까지 줄어든다. 지난해처럼 기상 여건 악화가 겹칠 경우 수확량은 더 감소할 수 있다. ‘金사과’를 넘어 ‘다이아몬드 사과’라 불릴 정도로 사과가 귀한 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과일 가격이 32년 만에 최고폭으로 급등한 원인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3월 초 이상 고온으로 빠른 개화가 있었지만, 4월 꽃샘추위로 냉해가 발생했고, 6~7월 긴 장마에 탄저병이 돌기 시작해, 8월 태풍으로 낙과까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국 작년 사과 생산량은 30% 줄었고, 사과 도매가는 10kg 당 90,000원을 넘기며 1년 전(4만1,060원)보다 2배 이상 오르게 됐다. 문제는 이렇게 자연재해로 인한 수급 불안이 향후 기후변화 심화로 더 잦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점이다. 과일대란은 올 한 해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과 가격 급등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선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기후변화에 대응해 고온에 강한 신품종을 개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나온다. 사과는 기온이 높은 곳에서 자라면 빨갛게 착색이 잘 되지 않고 당도도 떨어지게 된다. 낮 동안 광합성을 해서 만든 동화산물인 탄수화물이 밤에는 과실로 축적돼 사과를 빨갛게 만드는 ‘안토시아닌’ 색소을 만들어야 하지만, 온도가 높을 경우 나무의 호흡으로 소모되는 양이 늘기 때문이다. 또 경도가 떨어져 저장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해 착색 관리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의 생산력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출하가 한 시기에 치우치지 않도록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이 릴레이 분산 출하될 수 있게 재배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등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사과 품종별 점유율이 후지 70%, 홍로 15% 정도로 다양화가 떨어진다. 수확 시기가 다른 품종들을 늘릴 경우 특정 피해로 생산량이 지난해와 같이 30% 급감하는 것을 조금은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품종확대를 위해선 최소 3년에서 5년가량 과수 수확이 어려운 만큼 농가에 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반승현 경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원예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현재 1,000점 이상의 사과 유전자원이 보유되어 있다”며, “유전자 분석으로 특정 형질을 띠는 사과 품종들을 선별할 수 있는데, 단기적 성과가 나지는 않겠지만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하고 병 저항성이 크며 맛이 좋은 사과 품종을 개발, 보급해 나가는 방식으로 점진적인 대비를 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기상 현상은 계속 늘고, 재배가능 면적은 매년 줄어들며, 고령화로 농민까지 줄어드는 삼중고에 놓인 만큼 대응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미다. /ra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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