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조직적 비방 댓글 '수사 의뢰'…"배후에 특정세력 의심"
경제·산업
입력 2025-01-13 16:30:20
수정 2025-01-13 16:30:20
고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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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인원, 동일 IP로 글 작성"
[서울경제TV=고원희 인턴기자] 고려아연이 온라인 상에서 회사와 회사 최고경영진에 대해 지속적으로 조직적 비방 댓글을 달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명예를 훼손한 일당을 수사해달라고 서울경찰청에 의뢰했다.
서울경찰청에 제출한 수사 의뢰서에는 댓글 작성자들의 배후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를 시도하고 있는 세력 측의 연관성이 있는지도 명백히 밝혀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추후 수사로 관련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배후세력은 엄중한 법적 책임과 함께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최근 성명불상자들이 공개매수 기간인 지난 9월 13일부터 10월 23일까지 대형 포털 종목토론방과 기사 댓글 란에 당사와 당사 최고경영진을 비방할 목적으로 게시물을 작성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당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명예훼손죄로 서울경찰청에 수사의뢰 요청서를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먼저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악성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다수의 특이사항이 확인됐다. 먼저 소수의 작성자가 전체 게시글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특히 상위 2명의 작성자가 전체 게시글의 25% 이상을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 저녁 시간대에 활발한 것과 달리 해당 댓글들은 업무 시간인 낮 시간에 활발한 활동이 이뤄졌다. 더불어 상위 3명의 사용자가 전체 부정 키워드 사용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특정인에 집중된 결과가 나왔다.
복수의 작성자가 동일한 IP를 사용해 게시글을 작성하는 등 매우 이례적인 사용 패턴 또한 발견했다. 누군가가 의도를 갖고 조직적으로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기사 댓글창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드러났다. 속칭 '악플'을 많이 작성한 상위 5명이 각각 30~50개의 댓글을 작성했고, 심야와 새벽 시간에 집중적으로 댓글을 작성하는 등 일반적인 커뮤니티 활동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악성 댓글에서 사용된 단어에서도 '경영', '경영권', '자사주' 등과 관련한 것들이 높은 빈도를 차지했다. 이러한 단어를 많이 사용한 댓글 작성자들은 고려아연의 특정 주제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비판을 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비방 활동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다.
특히 악성 게시글과 댓글 상당수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시도를 ‘정당화’하고 고려아연을 폄훼하는 등 지극히 일방적이고 편향적으로 MBK와 영풍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특정 배후세력의 사주가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사실을 왜곡하고, 시세조종과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등으로 진정의 대상이 되는 등 적대적M&A의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라며 “MBK와 영풍이 이들 댓글부대와 연관성이 있는지 수사에서 명백히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댓글부대 실체와 배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중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하고 향후 고려아연 사태와 관련해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한편,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을 상대로 한 내용을 포함해 총 9건의 진정을 당국에 제출했다. 이는 시세조종을 비롯해 사기적 부정거래, 미공개정보 활용 등 자본시장법 위반 사안들이다.
또한 장형진 고문을 비롯한 영풍 사외이사들과 김광일 MBK 부회장 등 적대적M&A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불평등한 경영협력계약에 근거한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영풍 사외이사들은 회사와 주주에 피해를 끼친 혐의로 9,300억 원대의 주주대표소송에도 피소된 상태다. /high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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