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저작권협회, ‘AI 사용 안 썼다’ 보증 절차 도입
문화·생활
입력 2025-04-01 16:37:33
수정 2025-04-01 16:37:33
고원희 기자
0개
한음저협 '인간창작' 확인·보증 절차 추가
AI 사용 여부 실제 확인은 어려울 듯

[서울경제TV=고원희 인턴기자] 국내 최대 음악 저작권 신탁 관리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는 신규 음악 저작권 신고 시 AI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확인·보증을 받는 절차를 도입했다고 1일 밝혔다.
가요계에 따르면 한음저협은 지난달 24일부터 저작권을 신고할 때 해당 저작물이 AI를 활용하지 않았으며, 인간의 창작적 기여만으로 이뤄졌는지를 신고자가 확인·보증한다는 의사를 표명하도록 하고 있다.
한음저협은 "허위 신고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민·형사상 분쟁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것"이라며 "동의하는 것을 거부하면 저작물 신고 접수는 가능하지만, 등록이 보류된다"고 안내했다.
또 AI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확인·보증했더라도, 추후 AI 사용이 확인되면 (저작권료) 지급 보류나 저작물 삭제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확인하고자 신고자에게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알렸다.
한음저협이 이렇게 하는 것은 콘텐츠 제작에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이에 따라 저작권 인정에 관한 법률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다. 인간이 아닌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원칙적으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AI를 100% 사용해 생성한 경우에는 현행법상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했다고 보기 어려워 협회에 등록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음저협은 지난 2022년 가수인 홍진영의 노래 '사랑의 24시간' 등 6곡을 만든 '이봄'이 AI로 드러나자 이들 노래에 대한 저작권료 지급을 중단한 바 있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이번 'AI 비사용 확인' 조치에 대해 "AI 기술의 발전으로 AI를 활용한 음악 산출물이 급증하고 있지만, 명확한 법적 기준 및 관리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AI 활용 음악 산출물에 대한) 관련 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현행 등록 방침을 명문화하고, 신고자와 저작자로부터 확인 및 보증을 받기 위해 이 절차를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를 활용하지 않음'의 기준은 AI를 '전혀'(0%) 활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다만 AI를 일부 활용한 사례에 대해서는 "AI를 일부 활용했더라도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포함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해 저작물성이 인정될 수 있다"며 "협회는 이에 따라 해당 사례들에 대한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해외 사례 수집과 창작자 공청회 등을 통해 제도적 대책을 마련하고자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AI를 활용한 음악의 등록 및 관리 방안도 마련 중이다"며 "창작자의 권리가 누수되지 않도록 관련 법 개정 요청 등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가요계는 앞으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음악 창작에서도 AI 활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AI의 특성상 현실적으로 창작자가 'AI 활용'을 숨긴다면 이를 추적·적발하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심수봉의 '당신은 누구시길래' 등 많은 히트곡을 만든 유승엽 작곡가는 소설가인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베지테리언스 드림'(Vegetarian's Dream) 등 여러 노래를 AI 기술로 작곡해 유튜브로 공개하고 있다.
유승엽은 "AI를 써 보니 AI는 우리 인간이 쓰는 멜로디보다 훨씬 다양하고 재미있게 표현한다. 이를 보고 사람이 작곡하는 시대가 끝나간다고 느꼈다"며 "AI는 같은 명령어를 입력해도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오는 '랜덤 뽑기' 같아서 사실상 사용 여부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30여년 경력의 한 가수 역시 "'어떤 가사를 참고해서 이러이러한 스토리를 노랫말과 멜로디로 써 달라'고 하면 AI가 너무나 좋게 결과물을 내놓는다"며 "100%는 아니겠지만 일부 가사나 코드 창작을 위해 AI를 참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ighlight@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ag
관련뉴스
- 아이힐, 日 Qoo10 메가할인서 '비너스 질 유산균' 컬래버
- 식약처, ‘위고비’ 청소년 허가? 오남용 우려 ‘모락모락’
- 암젠, 희귀 소세포폐암 치료제 ‘임델트라주’ 허가
- 강남세브란스병원, 1기 연구중심병원 인증 기념식 열어
- 골절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갈수록 증가... 학회 "약제 급여 기준 개선해달라"
- 환자·보호자 한 목소리 “혁신 신약, 빠른 급여 적용 필요해”
- 뉴트리케어, '바르토바 테라헤르츠 EMS 종아리 마사지기' 출시
- 동아제약, 여성청결제 ‘지노렉스 페미닌 클린폼’ 리뉴얼 출시
- 자생한방병원, KB국민은행과 상호발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 인천세종병원 건강검진센터, AI 등 다양한 첨단 의료 솔루션 도입
주요뉴스
오늘의 날씨
마포구 상암동℃
강수확률 %
기획/취재
주간 TOP뉴스
- 1본투표 앞두고 불법 현수막 극성… 단체홍보인가 차기 정치 행보인가
- 2전세사기 피해자 860명 추가 인정
- 35월 수출 1.3% 감소…반도체 선방에도 자동차·석유화학 부진
- 4경기 침체에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75%↑…실업급여 수급도 역대 최대
- 5두나무, 월드비전 가상자산 첫 매도 지원
- 6LG에너지솔루션, 미국서 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 시작
- 7더본코리아, 가맹점과 ‘상생위원회’ 구성 본격 추진
- 8카카오모빌리티, 사우디 국가 프로젝트에 첫 해외 솔루션 수출 협약
- 9요플레부터 라면·커피까지…최근 6개월 새 60개사 가격 인상
- 10서울 고가 아파트 거래 ‘뚝’…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여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