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 '경도인지장애' 환자 300만 시대…조기에 '치료'해야 진행 막는다

건강·생활 입력 2025-07-09 17:15:36 수정 2025-07-09 17:15:36 이금숙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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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매년 7월 22일은 세계신경협회가 뇌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 ‘세계 뇌의 날(World Brain Day)’이다. 올해에는 ‘모든 연령대의 뇌 건강(Brain Health for All Ages)’을 주제로 글로벌 캠페인이 진행된다. 출생 전부터 노년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뇌 건강을 위해 관리와 개입이 이루어질 경우 많은 신경학적 질병과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뇌는 우리 몸에서 인지, 사고 등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담당한다. 이 과정은 복잡한 구조를 가진 신경세포들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이뤄지는데, 신경세포는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특히 노화 등으로 뇌 신경망이 퇴화되어 소실될 경우, 노인들이 암보다 두려워하는 질환인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
2023년 보건복지부 역학조사 결과,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25%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흔한 원인을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인지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병의 진행에 따라 ‘경도인지장애(MCI)’ 단계로 시작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로 진행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란 치매의 전 단계로, ‘기억력 저하’ 등이 대표 증상. 특히 최근 발생한 일이 기억나지 않아 같은 질문이나 말을 반복하거나, 전화가 와도 잊어버리고 가족에게 전달해 주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들은 환자 스스로 호소하기도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환자의 증상에 대해 확인해주면 훨씬 신뢰도가 높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은 기억장애로 인한 불편함은 있지만 전반적인 일상생활 능력에는 큰 장애가 없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으로 나타나는 건망증과 증상이 비슷해 질환을 구분하는 것이 특히 어렵다. 때문에 경도인지장애의 진단이 지연되기도 하며 이는 치매로의 진행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실제 연구 결과, 65세 이상 정상인에서 치매 발생이 1~2%인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10~15%에서 치매가 발생하며 6년 장기 추적한 결과 80%가 치매로 진행했다고 보고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치매 위험성이 높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는 과거 예측보다 빠르게 늘고 있으며, 내년에는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우리나라의 공중보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이 시기에 적절히 관리하며 관련 요인들을 개선하면 인지기능이 호전될 가능성도 있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로 전환된 환자는 매년 10~15%의 비율로 나타난다”며, “경도인지장애를 진단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을 가장 이른 시기에 발견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건망증과 다른 양상의 기억력 저하가 나타날 경우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기 진단과 약물 치료로 치매의 진행 늦춰야 삶의 질 최대한 유지
알츠하이머병은 초기에는 환자가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으나, 중등도 이후에는 일상 수행에 많은 도움이 필요하고, 중증 단계에서는 24시간 일상생활에서 보호자의 돌봄이 필요하다.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 및 보호자의 부담과 스트레스 역시 가중된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의 중요한 치료 목표는 기억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인지기능의 저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은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다. 그러나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조기에 질환을 발견해 약물 치료를 빠르게 시작하면 치매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 또한 최대한 유지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주사제도 등장해 국내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주사제를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알츠하이머병 단계에서 시작하면 인지저하 속도를 27% 정도 늦출 수 있다고 보고된다.
 
윤영철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은 진행성 질환인만큼 약물치료를 가능한 빠르게 시작할수록 경증의 증상을 오래 유지해 말기 치매 시기를 늦출 수 있다”며 "조기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단, 사회적 교류와 같은 뇌인지예비력을 키우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윤 교수는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더라도 도네페질 등의 콜린분해효소 억제제 (Cholinesterase inhibitors)를 통해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유지, 이상행동 증상 및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환자와 보호자들은 질환 진행 단계와 무관하게 인지장애 증상이 의심이 되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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