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처방·오남용으로 얼룩진 GLP-1 비만치료제… 적정 사용 위한 사회적 논의 필요"
건강·생활
입력 2025-07-21 18:43:04
수정 2025-07-21 18:43:04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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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GLP-1 비만치료제는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가 있어 지금까지 의료진들이 기다렸던 약이다. 그러나 일선 병의원의 잘못된 처방과 오남용, 만성췌장염 등 드문 부작용 때문에 약제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GLP-1 치료제에 대한 우려와 혼란을 키우는 것보다 GLP-1 비만치료제의 적절한 사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비만학회가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GLP-1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실태와 안전성 우려' 심포지엄에서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날 GLP-1 비만치료제의 안전성을 주제로 한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부적절한 처방과 오남용을 막기 위한 교육 및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료계와 정부, 언론계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한 GLP-1 비만치료제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 27 이상이면서 당뇨병 등 동반질환이 있을 때 처방된다. 그런데 이러한 기준을 따르지 않고 무분별하게 처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GLP-1 비만치료제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꼭 비만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아닌 경우에도 처방이 자유롭다. 처방 기준을 엄격하게 따르지 않고, 일선 병의원에서는 환자 요구에 따라 GLP-1 비만치료제가 처방되는 사례가 흔히 일어나고 있다.
◇비만 인식 개선 없으면 치료제 명과 암 공존할 수밖에
GLP-1 비만치료제의 오남용은 ‘비만은 질병’이라는 인식이 아직 충분히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비만을 단순한 미용 문제로 오해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의 시작인 것.
박정환 대한비만학회 정책이사는 "GLP-1 비만치료제는 2021년 미국 출시 후 비만 유병률 감소에 기여할 만큼 치료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으나, 여전히 낮은 질병 인식과 제도 미비로 부작용 논란과 오남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정책이사는 GLP-1 비만치료제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해법으로 ▲비만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현황 조사, 지속적인 교육 및 홍보 ▲우리나라 비만 기준에 맞춘 GLP-1 비만치료제 사용에 대한 연구 ▲비만치료 급여화를 통한 치료제 적정사용 유도 및 모니터링 체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재혁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는 "GLP-1 비만치료제는 급여화를 통해 제도권 안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오처방·오남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사와 환자 모두 의약품에 대한 적절한 교육도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노력은 의료전문가들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언론과 정부가 함께하는 공동의 노력을 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부작용 과도 우려, 필요한 환자 치료 접근성 제한할 수도
GLP-1 비만치료제는 최근 망막질환,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다.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이사는 "이들 부작용은 케이스 리포트 정도의 드문 사례지만, 모든 전문의약품은 의학적 효과와 부작용이 공존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 하에 처방 및 관리되어야 한다"며 "GLP-1 비만 치료제도 충분한 병력 청취 및 검사를 통해 정확한 적응증 확인 후 처방되고, 치료 시작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출시된 GLP-1 비만치료제를 중심으로 입증된 효능 및 안전성 정보를 요약하며 "의약품의 안전성 정보는 전문지식에 기반한 검증된 해석을 통해 제공되어야 하며, 과도한 부작용 우려는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어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이상 반응 143건… 메스꺼움, 설사, 복통이 대다수”
김영림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 연구관은 "국내 GLP-1 비만치료제 출시 후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반응은 143건"이라며 "부작용은 제품설명서 내 기술된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메스꺼움, 설사, 복통 등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만치료제 안전사용을 위하여 온라인 불법판매, 광고행위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광고 현장점검 및 의료인과 환자에게 정확한 의약품 정보 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보제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길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회장은 "GLP-1 비만치료제의 올바른 사용과 오처방, 오남용 방지를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 언론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특히 언론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객관적 정보 제공을 통해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대한비만학회는 이번 심포지엄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정부 부처·제약회사와 협력을 통한 안전사용 가이드라인 수립 ▲모니터링 및 안전성 보고 체계 강화 ▲의료진·환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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