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저항한 불운의 마라토너 '남기룡' 삶 조명한 책 '사' 발간

전국 입력 2025-09-24 11:27:19 수정 2025-09-24 13:15:45 나윤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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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사' 북 토크콘서트 열려…AI기술도입 고인의 인사말 전해

故 남기룡 선생의 손녀 남하린 아나운서가 북 토크콘서트에서 초혼 예식에서 큰 북을 치고 있다. [사진=남하린]

[서울경제TV 광주⋅전남=나윤상 기자] 일제강점기, 조국의 이름조차 마음껏 부를 수 없던 시대에 온몸으로 일제에 저항했던 마라토너 故 남기룡의 삶을 담은 책 ‘사’가 발간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북 토크 콘서트가 지난 20일 토요일 오후 1시에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돼 남 선생의 스포츠 독립운동가로서의 삶을 조명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양부남 의원, 정진욱 의원, 이창준 대학육상연맹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책 소개를 넘어, 일제강점기 잊혀진 영웅 마라토너 남기룡의 삶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민족의 정신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남 선생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와 함께 뛰어 동메달을 획득한 남승룡 마라토너의 친동생이다.

그는 형 못지 않은 우월한 실력으로 당시 일본대표로 올림픽에 출전권을 얻었지만 2차세계대전으로 두 번의 올림픽이 취소되면서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육상 인재로 일본 고등학교에 재학하면서도 조선인임을 알리기 위해 언제나 조선 양정고 시절 입었던 유니폼을 입으면서 자신이 일본인이 아닌 점을 주위에 알렸다. 결국 이를 평소에 앙심을 갖고 있었던 한 야쿠자에게 칼로 복부를 찔리는 부상을 입은 적도 있었다.

콘서트는 혼을 올리는 예식인 ‘초혼’에서 손녀인 남하린 아나운서가 대북을 쳐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GIST 안창욱 교수 팀의 AI 기술인 Convolution Neural Network 및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진-영상 복원 작업을 통한 故 남기룡의 인사말(남기룡의 목소리를 장남 남청웅의 목소리를 입혔다)로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특히, AI를 이용해 제작된 남기룡의 선수 생활 사진과 가족사진이 담긴 영상은 생동감 있게 움직여 감동을 주었다.

이와 함께 전국노래자랑 MC 남희석, 파리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남수현, 국회의원 민형배,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남기정 교수,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등이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잔행된 감동적인 공연과 북 토크는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저자와의 만남’ 코너에서 마라토너 할아버지의 후손이자 책 ‘사’의 공동 저자인 남청웅 교수와 손녀 남하린 아나운서가 그동안 궁금증을 자아냈던 ‘사’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 이야기에 깊이를 더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축사를 통해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우리는 우리 지역의 자랑스러운 마라토너 남기룡 선생을 기억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를 갖게 되었다" 면서  "남기룡 선생은 일제강점기 조국의 혼을 가슴에 품고 달린 민족의 마라토너였다."고 강조했다. 

남청웅 교수와 남하린 아나운서는 "이 책은 단지 한 마라토너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이번 북 토크 콘서트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일제강점기 시대를 살아낸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자리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발간된 책 ‘ 사’는 예약판매로 국학자료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kncfe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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