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서울 ADEX, 환호 뒤에 가려진 불안...“도심 위 전투기 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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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5-10-15 18:10:58
수정 2025-10-15 18:10:58
강시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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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상징인가, 시민 일상 침범인가

[서울경제TV 경기=강시온 기자] 2년에 한 번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서울 ADEX(Seoul International Aerospace & Defense Exhibition).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성남 서울공항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첨단 항공 기술의 진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제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개막을 앞두고 도심 상공을 가르는 전투기 굉음에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산업 축제’로 치켜세워진 에어쇼의 화려함 뒤에는, 일상 속 불안과 불편이 뒤섞인 도심형 항공행사의 그늘이 공존한다.
성남·강남·송파 일대, “하루 종일 비행기 소리에 시달려”
어제(14일)와 오늘(15일), 성남과 하남, 송파 등 수도권 일대 하늘 위로 전투기들이 굉음을 내며 선회했다. 서울공항에서 열릴 에어쇼를 앞둔 리허설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창문을 닫아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라며 불만을 호소했다. 실제 측정된 소음은 80데시벨 이상. 일부 구간에서는 일상 대화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주민들은 “도심 상공 전투기 곡예비행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행사 장소를 외곽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심형 에어쇼, 전문가, “구조적 위험성 지적”
항공분야 전문가들도 ‘도심형 항공행사’의 구조적 위험성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도심지역의 대규모 항공 행사는 소음피해 뿐만 아니라 부주의로 인한 추락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행사장 사용 여부를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에어쇼 도중 추락사고가 발생해 관람객이 사망하는 사례가 있었다. 국내에선 아직 대형 사고가 없었지만, 시민들은 “안전불감증”을 우려하고 있다.
ADEX 측 “소음 대책은 별도 마련 안 돼”...제도 개선 시급
ADEX 홍보 관계자는 “소음 피해에 대한 별도의 대책은 마련된 적이 없다”며, “행사 사전 안내와 홍보 외에는 관련 논의가 진행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국가행사라는 명목하에 매번 같은 장소에서 열리지만, 소음저감이나 안전 확보 대책은 미비한 상황. 이에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ADEX는 1996년 첫 개최 이후, 국내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기술 수출을 확대하는 국가 전략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KF-21, T-50 등 국산 항공기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방산기업과의 협력 창구 역할을 해온 점은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도심 항공행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소음피해 보상체계 마련과 안전 모니터링 강화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공항 하늘 위를 가르는 전투기 굉음은 국가 기술의 상징일까, 시민 일상의 침범일까.
화려한 에어쇼의 그늘에서, ‘산업과 안전의 공존’을 위한 논의가 절실해 보인다.
서울경제TV 경인 강시온 기자
rkdtldhs08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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