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렬 ‘심청가’ 완창, 판소리 변주 진수 보여줘

전국 입력 2025-11-02 17:56:01 수정 2025-11-02 17:56:01 나윤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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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전통문화관 서석당, 가득 메운 청중과 호흡 ‘마당극 묘미 살린 무대’

백금렬 선생이 '심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나윤상 기자]


[서울경제TV 광주⋅전남=나윤상 기자] “심청가 완창, 제 방식대로 한번 해볼랍니다”

백금렬 선생이 심청가 완창으로 판소리 변주의 진수를 보여줬다. 

2일 오후 1시부터 광주 동구 의재로에 위치한 전통문화관 서석당에서 판소리 심청가 완창 무대가 5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날 공연은 백금렬 선생의 주최로 자비를 들여 서석당을 대관하고 전석 무료로 진행됐다. 공연시간이 다가오자 서석당은 몰려드는 청중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공연장소에 자리가 없어 들어오지 못한 청중들은 삼삼오오 모여 공연장 밖 마루에 앉아 밖으로 새어나오는 백 선생의 소리를 듣는 모습도 보였다.

청중들 중에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 정권 1호 해직교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백 선생은 지난 2008년 교직 생활을 하면서 광주MBC 국악 프로그램인 ‘얼씨구 학당’에서 해학적 입담과 함께 수준 높은 소리꾼의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백 선생은 대학생 시절에 명창 선생님을 찾아다니면서 소리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백 선생은 공연 시작 전부터 마당극의 자율성을 청중에게 강조하면서 완창이 4시간 이상 걸리는 만큼 언제든지 공연장의 출입을 자유롭게 해도 된다고 알려줬다.

심청가 완창 시간은 소리꾼에 따라 어떤 형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체력적인 면을 생각하면 통상 5시간에서 7시간 정도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명창은 “하나의 완창 공연을 하는 것은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에 의미가 있어 언젠가는 꼭 해야 하고 해보고 싶은 꿈의 공연이다”면서 “심청가 완창은 공연 구성과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체력을 감안하면 7시간 정도 걸린다”고 밝혔다.

이번 백 선생의 심청가 완창 무대는 그의 말대로 전통을 지키면서도 재즈의 변주처럼 즉흥성이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그는 소리가 시작되자 형식을 깬 듯 청중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무대의 실수처럼 보이는 부분도 마당극의 한 요소로 녹여들였다.

또, 그는 한문교사 출신답게 어려운 한자가 많이 나오는 부분에 일일이 쉽게 알려주며 어떤 부분은 정치를 풍자하는 식으로 바꿔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심청가 앞 부분인 ‘곽씨 부인의 유언’ 부분에서 일부 여성 관객들은 슬픔에 공감하는 듯 연신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도 목격됐다.

청중들은 심청가 중요 대목이 끝나는 부분에는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긴 시간 공연이 이어지자 백 선생은 중간 부분에 휴식을 취했다.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는 이번 공연 사회자인 최은수 서도소리 배뱅이 굿 이수자의 공연과 청중의 즉흥 공연이 이어져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백금렬 선생은 “다시 교직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느냐는 질문이 많지만 지금은 현재의 모습에 만족한다”면서 “물론 학생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지만 지금의 백금렬은 소리꾼으로 음악하는 사람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ncfe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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