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약 판도 바뀐다…판 키우는 ‘P-CAB’ 제제
경제·산업
입력 2025-12-30 17:11:04
수정 2025-12-30 18:10:48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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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장약 시장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던 PPI 제제를, 국산 신약들이 추격하고 있습니다. 케이캡과 펙수클루, 자큐보 등 P-CAB 계열 신약이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금숙 기자입니다.
[기자]
프로톤펌프저해제, 일명 PPI 제제는 지난 30여 년간 위산 관련 질환 치료의 표준 약으로 사용돼 왔습니다 하지만 약효 발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산에 의해 활성화되는 특성 때문에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한계로 지적돼 왔습니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신약이 P-CAB 계열 치료제입니다. P-CAB 제제는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하고 효과 발현도 빠릅니다. 대표적인 P-CAB 제제로는 2018년 국산 신약 30호로 승인된 HK이노엔의 ‘케이캡’, 2021년 국산 신약 34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지난해 국산 신약 37호로 승인된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정’이 있습니다.
PPI 제제, P-CAB 제제가 포함된 소화성 궤양용제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조 30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이 가운데 PPI 계열은 50%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P-CAB 제제가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iM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전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 제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케이캡 출시 초기인 2019년 1분기 2%대에서 6년 만에 약 25%(2025년 3분기)까지 확대됐습니다.
주목할 점은 P-CAB 제제들 간의 매출 경쟁보다, P-CAB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진료지침이 바뀌는 등 P-CAB 제제 처방이 늘고 있습니다. P-CAB 출시 초기에는 PPI 제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 대안 성격으로 P-CAB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위식도 역류질환 등을 진단받고 약을 한 번도 쓴 적 없는 환자에게도 초기 치료로 P-CAB을 처방하는 것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PPI 제제 대비 P-CAB 제제의 우수성이 계속 입증될 경우, PPI가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P-CAB 제제는 적응증을 넓히고, 제형을 바꾸는 등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매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케이캡은 올해 처음으로 매출 2000억 돌파가 예측되고, 펙수클루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1075억 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1000억 이상 매출 달성이 예상됩니다. 자큐보는 출시 1년여 만에 700억에 가까운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PPI 중심이던 위산억제 치료가 P-CAB으로 옮겨가며, 위장약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이금숙입니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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