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美 FDA 허가…최태원 뚝심 결실

경제·사회 입력 2019-11-22 09:35:22 수정 2019-12-12 20:31:06 양한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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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2001년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시험, 지난해 FDA 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뇌전증 신약이다. FDA로부터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바이오팜은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현지 허가를 신청했다. 1~3개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엑스코프리는 위약 투여군 대비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약물치료를 유지하는 엑스코프리 투여군 28%에서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발작소실’이 확인됐다. 위약 투여군에서는 9%였다. 완전발작소실은 환자가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에 돌아갈 수 있게 해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한다는 점에서 뇌전증 신약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허가에 따라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아 진행하기로 했다. 예상 출시 시점은 2020년 2분기다.


이번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FDA 품목 허가를 두고 1993년 SK가 신약개발에 뛰어든 후 사반세기 넘도록 물러서지 않고 뚝심있게 밀고 나간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에 있는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0년 넘도록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글로벌 신약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습니다.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룹시다”라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SK그룹의 신약개발 씨앗은 선대 최종현 회장이 대덕연구원에 관련 팀을 꾸리면서 뿌려놨다. 1998년 9월 취임한 최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비전을 제시한 것은 2002년이다.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단계를 통합해서 독자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을 키워내겠다는 것이었다. 2030년 이후엔 바이오를 그룹의 중심축으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내놨다.


그러면서 그 해에 생명과학연구팀, 의약개발팀 등 5개로 나뉜 조직을 통합해서 신약 연구에 집중토록 하고 다양한 의약성분과 기술 확보를 위해 중국과 미국에 연구소를 세웠다. 2007년에 지주회사 체제 전환할 때도 신약개발 조직은 분사하지 않고 지주회사 직속으로 뒀다. 신약개발은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그룹 차원에서 받쳐줘야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SK는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수천억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고 전해진다.


2015년에 SK바이오팜의 원료 의약품 생산 사업부를 물적분할해서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1998년부터 특허 만료 전의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글로벌 제약사들에 수출해온 경쟁력에 주목한 것이다. 이후 SK바이오텍은 2017년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인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인수했다.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 기업이 해외 생산설비를 인수한 첫 사례였다. 2018년에는 SK㈜가 미국의 위탁 개발·생산 업체인 앰팩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인수합병(M&A)에 한 획을 그었다. 6월엔 앰팩 버지니아 신생산시설 가동이 시작되면서 한국-미국-유럽의 글로벌 생산기지가 모두 전면 가동에 돌입했다. 이어 의약품 생산사업 지배구조를 단순화해서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 아일랜드, 앰팩을 통합해서 SK팜테코를 세웠다.

/one_shee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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