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보팅 폐지 후폭풍… 주총 난항 예상 상장사 100곳

[앵커] 다음달이면 12월 결산법인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열립니다. 작년 말 섀도우보팅제도가 폐지된 후 처음 맞는 주총 시즌인데요. 소액 주주 비율이 높아 주총 정족수를 채우는 데에 난항을 겪을 상장사가 1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금융당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당국은 주주들의 정보를 가진 증권업계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자칫 주총이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섀도우보팅제도 폐지 후 첫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상장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섀도우보팅제도란 쉽게 말해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입니다. 소액 주주 불참 등으로 주총 의결을 위한 정족수가 부족할 때 한국예탁결제원에 위임한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주주총회 찬반 투표비율과 똑같이 행사해 정족수를 채우는 것을 말합니다. 금융당국은 주주총회가 경영진과 대주주를 위한 형식적인 절차가 되는 것을 막고,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섀도우보팅제도를 폐지했습니다. 하지만 예탁결제원의 조사결과 소액주주 비율이 75%를 넘어 섀도우보팅 없이 주총 의결을 위한 정족수를 채우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상장사가 100여곳에 달했습니다. 감사위원이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안건이 있다면 의결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현행법에서는 최대 주주의 독단을 막기 위해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체 지분의 25% 이상 주주가 모여 주주총회를 열었다 해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22% 이상의 의결권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사외이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수 없습니다. 또 상장사가 알 수 있는 주주에 대한 정보는 이름과 주소뿐이어서 적극적인 주총 홍보와 참여 권유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은 주총 무산에 대한 대비책으로 전자투표제의 편의성을 높여 모바일로도 주총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어제 증권회사 사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주주들의 이메일 주소, 연락처 등의 정보를 가진 증권사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증권사에서 영업망을 활용해 소액 주주에게 주총 참여를 독려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문제가 되는 상장사에 대해서는 고객들에게 직접 전화해 주총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전자투표제에 대한 홍보가 아직 부족하고 주총까지 20일이 채 남지 않은 상장사도 있어 주총 무산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