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에 ‘반값’ 청년임대주택… 상생주거모델 첫발

경제·산업 입력 2019-03-21 16:53:51 수정 2019-03-21 16:53:51 유민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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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천정부지의 집값에 서울에 집 살 엄두는커녕 세 들어 살기도 힘든 게 현실인데요. 주거 문제로 고통받는 서민, 특히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서울 연남동에 청년을 위한 반값 임대주택이 들어서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약탈적 부동산 시행 건축 시장 폭리의 거품을 빼고 상생의 청년 주거 공간이 들어섰다고 하는데요. 유민호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대.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좋은 동네로 손꼽히는 이곳에 특별한 공간이 생겼습니다.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로 대표되는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덜기 위한 임대주택입니다.


개인의 독립성을 확실히 보장하는 원룸은 총 22가구.

작지만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고, 넓은 창문을 통해 개방감을 확보했습니다.

층마다 간단히 요리할 수 있는 공동주방을 갖췄고, 세탁기도 넉넉합니다.


수리영역 스타강사로 알려진 여상진 TSOB 대표가 마련한 청년임대주택이 연남동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젊은 시절 겪었던 주거 문제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여 대표.

또 자신의 제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곁에서 지켜봤던 것이 이 같은 신개념의 공간을 마련한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인터뷰] 여상진 / TSOB 대표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대학생이 돼 돌아오면 또 호프 한잔할 수도 있잖아요. 제일 힘든 게 주거비라는 거예요. 옷도 안 사 입고, 먹는 것도 편의점 가서 컵라면에 삼각김밥 먹으면 줄일 수 있는데 집은 줄이면 너무 열악해진다는 거예요.”


주거비는 얼마일까.

방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증금 100만원에 월 임대료는 30만원대 후반입니다.

비슷한 규모의 주변 원룸 시세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6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반값 수준입니다.


주거 공간 말고도 건물 1층과 2층에는 각각 카페와 공유 오피스가 입점했습니다.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고, 입주자들은 훨씬 저렴한 비용에 시설을 누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과 원룸 임대료를 통해 적정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원칙이자 사업 모델입니다.


[인터뷰] 여상진 / TSOB 대표

“위에서 사는 친구들로부터 받은 돈이 많지 않아도 제가 요구하는 수익률이 있거든요. 5%를 맞추는 데 주거에서 다 맞출 필요가 없는 거예요. 밑 1~2층에서 장사를 해서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이 같이 보조를 해주니까…”


원래 정식 입주는 이달 말로 계획했지만, SNS 모집을 통해 청년 두 명이 먼저 이삿짐을 풀었습니다.

현재까지 15가구가 입주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문의도 꾸준히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여 대표는 새로운 상생 주거모델을 서울 전역으로 확장하겠단 포부입니다.

학원 강의로 번 수익을 투자해 지난 2016년 한 자산운용사를 인수했는데, 펀드 등을 통해 사업을 키우겠단 겁니다.


[인터뷰] 여상진 / TSOB 대표

“1호를 만들었는데 여러 장소에 많이 만들고 또 투자하는 분들의 투자금도 안전하게 운용하면서 혜택을 청년들이건 신혼부부나 실버층을 위한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서울 1인 청년가구 3명 중 1명은 지·옥·고에서 생활하는 상황.

새 상생주거모델이 청년들의 무거운 짐을 덜어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경제TV 유민호입니다. /you@sedaily.com


[영상취재 윤덕영 /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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