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드릴 돈 0원”…보험 깨면 원금 못 받는 이유

증권·금융 입력 2019-04-19 15:23:19 수정 2019-04-19 15:23:19 이아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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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 DB

[앵커]

보험 상품을 중도 해약하면 원금 대부분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 보장성 보험은 중도 해지하면 원금을 거의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속상한 고객들이 많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이아라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기자]
보장성보험의 경우 가입 첫해에 해지할 경우, 낸 원금을 거의 돌려받지 못합니다.

보험사가 소비자 한 명을 가입시키는데 들인 비용 때문.

가장 큰 게 보험 설계사들의 수당입니다.

현재 보험 설계사들은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첫해에 70% 이상의 수수료를 한꺼번에 받습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0만원씩 20년 동안 붓는 보험 상품을 팔았고, 설계사가 20년 동안 받는 수당이 총 1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70만원 이상을 가입 첫해에 설계사들이 다 가져가는 겁니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돌려줄 돈이 없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설계사 수당을 한 번에 많이 주지 말고 조금씩 오래 주는 쪽으로 계속해서 유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법·제도적 장치는 없습니다.
 

[인터뷰]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는 심한 경우 첫해에 전체 수수료에 90% 정도로 (한번에) 지급을 하는데 반해서 미국이나 호주, 싱가폴같은 나라들은 그 수수료를 4년 정도에 나눠서 수령을 하게 해서 상품 소개 단계에서부터 고객이 오래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을 제안하게…”
 
특정 보험사에서 첫 해에 수당을 다 주지 않고 조금씩 20년에 걸쳐 주겠다고 하면, 설계사들은 한 번에 많이 수당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 보험설계사
“(판매 수당)한꺼번에 주는 게 좋죠. 나한테 이익이 생기면 이쪽 것(판매 수당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어떠냐고 고객한테 어필을 하죠.”
 

고객의 이익을 외면한 채, 상품 판매를 위해 설계사에게 판매 수수료를 몰아주고 있는 게 보험업계의 민낯.
보험사들이 소비자 보장 설계가 우수한 상품을 팔도록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서울경제TV 이아라입니다. /ara@sedaily.com
 

[영상촬영 강민우/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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