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세계 성장률 금융위기 이후 최저”…올해 3% 전망
[서울경제TV=정훈규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또다시 0.2%포인트 하향 조정하며,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예상했다.
IMF는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세계 경제가 동반둔화(Synchronized slowdown) 상태에 있다”면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로 3.0%를 제시했다. 이는 7월에 내놓은 전망보다 0.2%포인트, 4월 전망보다는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전망치는 4월 3.3%에서 7월에 3.2%로 내려간 데 이어 다시 하향 조정됐다.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글로벌 제조업 하락, 높아지는 무역 장벽’(Global Manufacturing Downturn, Rising Trade Barriers)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올해 성장 전망에 대해 IMF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번 저성장의 특징은 “제조업과 세계 무역에서 나타나는 급격하고 광범위한 둔화”라고 진단했다. IMF는 “성장 침체는 무역 장벽의 상승, 무역과 지정학을 둘러싼 불확실성 증가, 몇몇 신흥시장에서 거시경제적 긴장을 야기하는 요인들, 선진국의 생산성 향상 부진 및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요인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4%로 제시됐다. 앞서 4월 전망보다 0.2%포인트, 7월 수정 전망보다 0.1%포인트 각각 내려간 수치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등 연간 2차례 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1월과 7월 발표하는 수정보고서에서 주요국 중심으로 전망치를 조정한다.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0%로 제시됐다. 이는 4월 전망보다 0.6%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다. 내년 성장률도 2.2%로 지난 4월보다 0.6%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7월 보고서에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이 포함되지 않았었다. 장기 시위사태를 겪는 홍콩의 올 성장률 전망치가 0.3%로 급락했고 싱가포르도 올해 0.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아시아 강국의 성장 전망이 급격히 악화했다. IMF는 “중국의 성장 둔화에다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에 노출된 것이 공통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권역별로는 ‘나 홀로 순항’을 이어오던 미국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7월 전망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2.4%로 제시됐다. 앞서 IMF는 4월 2.3%였던 전망치를 7월 2.6%까지 높였다가 이번에 내려 잡았다. IMF는 “미국의 경우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서도 “고용과 소비는 여전히 건실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이 반영돼 미국의 내년 성장률은 2.1%로 전망돼 7월 예상치보다 오히려 0.2%포인트 높아졌다.
유로존의 성장 전망은 1.2%로 7월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유럽의 경제 대국인 독일의 성장 전망은 0.5%로 7월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프랑스는 1.2%로 7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추진하는 영국도 1.2%로 전망돼 7월과 비교해 0.1%포인트 내려갔다.
일본의 성장률은 0.9%로 기존 7월 전망과 동일했다.올해 선진 경제권의 성장률 전망치는 1.7%로 7월보다 0.2%포인트 떨어졌고 신흥 개도국도 3.9%로 예상돼 7월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중국은 6.2%에서 6.1%로, 러시아는 1.2%에서 1.1%로 각각 0.1%포인트씩 하향 조정됐다. 인도는 6.1%로 제시돼 7월보다 0.9%포인트나 떨어졌다. 멕시코도 7월보다 0.5%포인트 내려간 0.4%로 예상됐다. 브라질의 경우 0.1%포인트 오른 0.9%로 전망됐다.
IMF는 각국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성장에 가해지는 타격을 완화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경기 하강이 더 심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cargo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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