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전기차 자동 충전 도로…실효성은
[앵커]
앞선 레포트를 통해 최근 발표된 정부의 미래차 정책을 살펴봤습니다. ‘2030년 미래차 분야 1위’, ‘세계 최초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국가’. 타이틀만 보면 엄청난데요.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요? 관련 내용 경제산업팀 정새미 기자와 함께 확인해봅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정 기자, 최근 한 달 동안 수소전기차, 전기차, 자율주행차 관련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물론 미래차 관련 정책은 이전부터 발표가 됐지만, 조금 급하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는데요. 정책의 범람, 그 배경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미래차는 저장방법이나 충전소, 인프라, 제도 등 뒷받침돼야 할 선행 과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타이틀을 내세워 서두르는 배경을 두고 여러 의견이 있는데요.
우선 자동차산업이 국가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꼽힙니다.
청와대가 발표한 ‘미래차 산업 신속전환을 위한 3대 전략’을 보면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 생산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의 큰 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미래차 전환에 대비하지 못할 경우 국가 경제의 동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적인 원인도 있는데요. 중국정부는 최근 친환경차 판매를 의무화한 ‘NEV(New Energy Vehicle) 크레디트 제도’를 개편해 ‘수소차 굴기’를 강화하고 있고 일본은 내년 도쿄 올림픽을 ‘수소 올림픽’으로 치르겠다는 전략을 발표하며 한중일의 수소차 패권 경쟁 역시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실현 가능성입니다. 하나씩 짚어보죠. 먼저 수소전기차 관련, 충전소가 300개까지 늘어납니다. 이게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수소차는 충전시간도 5분 내외로 짧은데다 완충 후 400km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기차보다 더 실용적이라고 평가됩니다.
하지만 수소차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비용인데요. 전기 생산을 위한 촉매제로 백금이 필요한데 이 백금이 비싸기 때문에 생산단가가 높아지고 결국 수소차 판매가의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수소 충전소를 구축하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는 약 30곳으로 비중이 전기차 충전소보다 적은 상태인데요. 때문에 이번 발표로 수소충전소의 장기적인 구축 비용 절감을 위해 현재 40% 수준인 핵심부품 국산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합니다. 또한 기체수소 충전소와 비교할 때 설비 면적은 20분의 1, 충전용량은 3배 등의 장점이 있는 액화수소 충전소도 2022년까지 3기 이상 구축할 예정입니다.
[앵커]
또 하나 큰 이슈가 됐던 건 전기차 충전 고속도로입니다. 전기차가 달리면서 자동으로 충전이 되는 도로가 개발이 된다는 건데, 실제로 가능한 건가요?
[기자]
네, 마치 전기차가 도로에서 스마트폰처럼 무선충전을 하도록 만든다는 구상인데요.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KAIST는 학내에 일부 시범 도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방식을 간단히 요약하면 도로가 스스로 전기를 모으고 전기차에 공급해주는 방식입니다. 차량이 정지하거나 느리게 주행할 때 도로 위에서 선 없이 충전이 가능하고, 반대로 자동차가 도로를 달릴 때 발생하는 열이나 압력으로 생성되는 ‘압전에너지’는 도로에 저장되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기차 충전 도로가 현재 충전기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에너지 소비를 고려했을 때 효율적인 방안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이호근 /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배터리가 많이 부족할 경우에 졸음쉼터처럼 차를 옆으로 빼서 일부 구간에는 저속 주행을 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고 이러한 개념으로 병행한다고 하면 가능성은 있겠습니다만 실제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면에서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미완의 기술에 대해 정부가 서둘러 도로 건설까지 하겠다고 정책을 밝혔다는 자체가 상당히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는 거죠.
[앵커]
마지막으로 자율주행 정책 살펴보겠습니다. 2027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국가가 될 것이라는 목표를 발표했는데요.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정부는 2025년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 2027년 세계 최초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를 이루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에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인터뷰] 이호근 /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쉽지 않다고 보고요.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경쟁력 얘기를 할 때 100년의 역사를 가진 자동차 메이커보다 구글이나 웨이보나 우버를 손꼽거든요. (00:24) 우리나라 각종 규제 때문에 도로에 운행하는 차량의 대수나 데이터 누적 분량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에요. 차곡차곡 순차적인 지원이나 인프라 구축 방안이 있어야 하는데….
당장 10년 내에 자율주행 상용화를 하기 위해선 현재 시점에서 관련 법안이나 규정 등의 손질은 마무리됐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최소 3년 안에 시범도시 선정이나 인프라 구축이 완료돼야 하는 세부적인 방안 없이 큰 그림만 그렸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패러다임의 전환울 앞둔 시점에서 보다 빠르게 미래차에 힘을 쏟기로 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경제산업팀 정새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 jam@sedaily.com
[영상편집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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