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나비효과’에 2차전지 관련주 ‘폭풍질주’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테슬라의 깜짝 실적 발표 호재가 국내 증시에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면서 2차 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연일 폭풍질주 하고 있다. 이 같은 강세 배경에는 유럽의 환경 정책 강화로 인해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수혜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에도 테슬라 및 전기차·배터리 주가는 부상하고 있다”며 “테슬라 주가 급등과 높은 밸류에이션은 산업 내 파괴자로서 지위가 강화될 때 나타나는 패턴과 유사해 전기차·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 강화로 인한 유럽 전기차 수요 확대로 국내 배터리 업체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15~2019년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은 130g/km였으나 올해부터는 95g/km로 대폭 강화됐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2020년 유럽의 전기차(EV/PHEV) 판매량은 환경 정책 강화 요인으로 전년 대비 194.0% 증가한 150만대에 달할 전망”이라며 “한국 배터리 기업은 유럽 전기차 판매 증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배터리 3사 매서운 질주…삼성SDI ‘신고가’ = 테슬라의 깜짝 실적을 트리거로 국내 대형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는 불이 붙었다. 여기에 국내 대표 배터리 3사의 배터리 공급량이 글로벌 10위 안에 모두 진입했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의 투심을 더욱 자극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76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LG화학과 삼성SDI이 각각 2위와 3위, SK이노베이션은 6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LG화학은 지난해 전년 대비 67.7% 증가한 연간 12.3GWh를 기록해 2위 자리를 지켰고, 삼성SDI는 4.1GWh로 22.8% 증가해 전년 4위에서 AESC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SK이노베이션은 2.3배 급증한 1.9GWh를 기록하며 전년과 동일한 6위를 나타냈다.
11일 LG화학은 전날 대비 6.85% 오른 41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의 주가는 지난 10월7일 28만원대 저점을 형성한 후 석달 만에 40% 가량 올랐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각각 6.69%, 2.93% 오른 34만3,000원과 14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삼성SDI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지난 2015년 8월 저점 대비 약 4배 이상 올랐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해 “올해 자동차용 배터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730억원으로 66.5% 증가,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며 “2025년 전기차 수요는 1,330만대로 2019년 230만대 대비 5.8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동차용 배터리가 삼성SDI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차전지 관련주 나란히 ‘강세’ = 대형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 급등에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도 나란히 강세를 나타냈다.
EV용 배터리 소재로 납품하는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로부터 1,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다는 소식에 이틀 연속 강세를 띠었다. 에코프로비엠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50% 이상 급등했다. 전일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공동 출자를 통해 2021년말까지 1,200억원 규모의 양극활물질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형 배터리 기업에 2차전지 관련 공정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하는 코윈테크(13.31%), 포스코케미칼(4.23%), 일진머티리얼즈(3.47%), 엘엔에프(2.19%)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은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전기차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2차전지 관련(셀+소재)기업들의 실적과 밸류에이션 확장이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SDI(셀), LG화학(셀), 일진머티리얼즈(동박), 두산솔루스(동박), SKC(동박), 포스코케미칼(음극재), 천보(전해질)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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