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라이브포럼]자크 아탈리 “美, 세계경제 지배력 감소…선진국發 금융위기 올 수도”

전국 입력 2020-04-28 17:52:07 수정 2020-04-28 17:52:07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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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위기대응력 잘 갖춰져…음악·영화 등 세계서 역할 기대"
"美·日·유럽, 돈 쏟아 위기 미루기 급급…국가부채 치솟을 것"
"원격근로 등 생활양식 변화로 부동산·금융시장 붕괴 우려도"

김경준(오른쪽)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이 28일 서울 상암동 서울경제TV 스튜디오에서 'SEN라이브포럼'을 서정덕 앵커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정훈규기자]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의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런 흐름에 결정타를 날린 한방이다.”


‘유럽 최고 석학’인 자크 아탈리 아탈리&아소시에(A&A) 대표가 28일 SEN 라이브포럼 ‘수축경제를 이기는 신수익모델’ 기조연설에서 내린 진단과 결론이다. 미국의 경제력과 국제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는 그간 있었지만 미래에 관해 혜안을 보여온 아탈리 대표가 코로나19 이후의 새 질서에 대해 이번 포럼에서 밝힌 이 같은 평가는 비상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탈리 대표는 이날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 경제와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기조연설했다.


◆ "미국의 힘 현저히 감소.. 중국도 대안 아냐" 


그는 “미국은 자신들이 최고라고 하지만 스스로 그렇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힘은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당장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만 보더라도 미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아탈리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국은 내부적인 문제가 많아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바쁜 상태”라고 밝혔다.


◆ "한국, 코로나19시대 승자 가능성 UP" 


아탈리 대표가 높게 평가하는 나라는 한국이다. 그는 “아시아에서는 민주주의 국가, 한국 같은 나라가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한국 음악·만화·영화 등의 영향력은 한국이 세계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아탈리 대표는 프랑수와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10여년간 맡았고 유럽부흥개발은행 초대 총재를 지냈다. 현재 아탈리 자신의 이름을 건 컨설팅 회사 ‘아탈리&아소시에’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정치·경제·문화·역사를 아우르는 지식과 통찰력을 통해 사회 변화를 예리하게 전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아탈리 대표를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지식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현재의 경제위기를 ‘인류 사상 최초로 스스로 결정한 경제위기’라고 규정했다. 코로나19 초기대응에 실패한 미국과 유럽이 뒤늦게 국가적인 ‘완전 봉쇄’ 조치를 결정하면서 경제를 쓰러뜨렸다는 것이다. 아탈리 대표는 “마스크와 역학조사 등 한국에서 이뤄진 조치는 사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미국과 유럽은 ‘완전 봉쇄’로만 상황에 대응하고 있고 라틴아메리카와 중동·아프리카 등의 지역은 여전히 테스트가 부족해 대유행의 시작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 "제2차 팬데믹·금융위기 올 수도..."


또 그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2차 웨이브(wave)가 올 수 있으며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탈리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앞으로 새로운 생활양식이 나타날 것이며, 대표적으로 원격근로가 중요해질 것이고 활용 빈도도 높아질 것”이라면서 “이러한 생활양식의 변화는 부동산 붕괴를 가져올 수 있고 결국 금융시장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일본은 돈을 쏟아부으면서 위기를 뒤로 미루는 조치만 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인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진국들의 국가부채 증가와 관련해 아탈리 대표는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다”며 “확실한 것은 세계 금융 시스템과 중앙은행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될 것이며 달러 등 일부 화폐 역시 신뢰도가 추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탈리 대표는 “현재 상황을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가 ‘생활경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생활경제’에 대해 보건·교육·위생·식품·청정에너지·보안·문화·민주주의 등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아탈리 대표는 “이 영역이 GDP의 50~80%를 차지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면 삶의 질이 좋아지고 국가도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각 국가와 기업이 생활경제 영역으로의 전환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r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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