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화재에 파업 가능성까지..포스코, 대내외 리스크에 위기감 ‘고조’

경제·산업 입력 2024-11-25 18:11:02 수정 2024-11-25 18:11:02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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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가 제품 공세에 '벼랑 끝' 상황인데
포항 3파이넥스 공장 이달에만 두 차례 화재
임협 파행에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 커져
현대제철도 포항 공장 폐쇄에 노조와 갈등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철강업계에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저가 철강 공세에 이어 연이은 공장 화재, 노조리스크 등 내부 악재가 철강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트럼프 당선 후 각국의 보호무역기조가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 내부 리스크를 조속히 해결하고 변화하는 통상 환경 대비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철강 산업은 최근 생각지 못한 내부리스크를 마주했다. 바로 노조리스크와 공장 화재다. 포스코는 한달 새 같은 공장에서 두 번의 화재가 발생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은 지난 10일에 이어 18일에도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기재 피해로 공장 가동 중단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포스코는 업황 악화로 이미 공장 2곳을 셧다운한 상태다.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에 이어 포항제철소 1선제공장을 45년 9개월만에 셧다운했다. 

지난 24일 23시 18분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0일 화재 이후 조업 복구 중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사진=뉴스1]


이런 가운데 포스코 노동조합은 2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강행했다. 찬성표는 72.25%로,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가 나와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얻게 됐다. 파업이 실시되면 이는 1968년 포스코 창사 이래 56년만의 첫 파업이다. 

포스코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다. 포스코 노조는 기본임금 8.3% 인상, 복지사업기금 200억원 조성, 자사주 25주 지급, 격려금 300% 지급, 학자금 지원 상향을 요구했다. 사측은 기본급 8만원 인상, 일시금 600만원, 복리후생포인트 21만원 신설 등을 제시했다. 11차례 교섭에도 불구하고 노사측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합법적 파업권을 획득한 후 중노위를 통해 여러 차례 조정을 거쳐 파업을 막아낸 작년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이 명백한데 노조는 올해 한층 강화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100% 재채용 정년퇴직, 특별타결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임금단체 협상 이후 재채용제도를 운영 중이다. 정년이 도래한 직원의 70%를 1년 단위로 재채용하는 제도다. 올해 노조는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정년 퇴직 후 100% 재채용을 요구하는 것이다. 특별타결금은 임급협상을 타결한 명목으로 받는 금액을 말한다.

업계 2위 현대제철도 노조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일 현대제철 노조는 포항 2공장 페쇄에 반발하며 경기도 판교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 개최의 주 이유는 포항 2공장 폐쇄에 따른 갑작스러운 이동이 어렵다는 것이다. 포항2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해당 공장에서 일하던 약 200명의 근로자들이 당진 공장이나 인천 공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업황 악화로 14일 포항 2공장을 셧다운했다. 업황 악화로 임단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9월 노사 상견례 이후 본교섭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위기 속 철강산업을 구하기 위해선 내부리스크를 조속히 해결하고 외부 리스크 줄이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현재 철강업계는 대외 리스크에 뚜렷한 해법이나 개선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산업부에 중국산 저가 후판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를 신청했다. 정부는 10월부터 다음달까지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외에는 공장 가동률 축소, 자산 효율화를 통해 가지를 잘라내며 중국 경기와 국내 건설 경기가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 경기 부진에 자국에서 소비되지 못한 철강 제품이 저가에 우리나라와 동남아 시장으로 흘러들어 적정 가격선을 해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무역 장벽 강화도 강력한 대외리스크로 떠올랐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상무부 장관으로 ‘관세 옹호론자’ 하워드 리트닉을 낙점하면서 강도 높은 통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맹국 연합을 통한 중국 견제’를 택한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직접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철강제품들의 수출길이 줄어들면 중국에 최소한의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는 우리나라로 흘러들어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연 263만톤의 수출 쿼터제 축소와 10~20%의 보편관세 부과, 달러 강세로 인한 수출 감소도 예상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대응책 찾기에 분주해야 할 때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건설, 조선, 자동차 등 굵직한 산업들을 뒷받침하는 기둥인 철강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노사 구분 없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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