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주주, 2인 릴레이 시위 나서…“거래재개 촉구”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신라젠 주주들이 거래재개를 촉구하며 2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거래소가 회사 상장 이전에 발생한 혐의로 신라젠에 거래정지 처분을 내리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린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20일 신라젠 소액주주 연대인 신라젠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8일부터 여의도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 앞에서 2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번 시위를 추진한 이노범 위원장은 “거래소 상장 이전 발생한 혐의로 지난 5월 4일 이후 주식거래가 정지됐다”며 “상장 이전 혐의는 신라젠의 현재 재무상태에 추가 손상을 가져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장 이후 감사의견 ‘적정’에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진행은 매우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개인이 상장 이전에 발생한 혐의를 어떻게 인지하고 투자할 수 있느냐”며 “상장심사를 진행한 거래소를 믿고 회사에 투자했는데, 상장 이전에 발생한 혐의로 거래정지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결정을 내린 것은 17만 소액주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행위”라고 말했다. 신라젠의 소액 주주는 작년 말 기준 16만 8,778명에 달한다.

2인 릴레이 시위에 참여한 또 다른 신라젠 주주 허유숙 씨는 최근 사상 처음으로 상장폐지 이후 거래가 재개된 코스닥 상장사 감마누를 거론하며 거래재개를 촉구했다. 그는 “감마누의 경우,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으로 수년간 소액주주들이 재산상 피해를 입은 사례”라며 “제2의 감마누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거래소와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는 즉시 거래재개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은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지며 지난 5월 4일 거래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이와 관련해 거론된 이용한 전 대표이사와 곽병학 전 감사는 각각 5월 4일 구속 기소됐고, 5월 12일에는 문은상 전 대표가 구속됐다.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가 드러나자, 거래소는 6월 19일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거래소는 지난 7월 10일 기심위를 열어 상장적격성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신라젠이 개선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상장적격성 심사는 한 차례 미뤄졌다. 미뤄진 기심위는 지난 6일 개최됐지만, 5시간이 넘는 회의에도 불구하고 기심위는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기심위는 오후 늦게 공시를 통해 추후 기심위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심위의 추후 속개 결정은 신라젠의 주주총회가 오는 9월로 예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7월 말 신라젠 측은 오는 9월 7일 주총을 열고 정관 일부 개정과 이사 선임 등 안건을 처리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새로운 경영진이 선임될 경우 회사 경영에 큰 변화가 생긴다는 점에서 기심위가 결정을 미뤘다는 분석이다. 상장적격성 심사 속개 일정이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오는 9월 7일 신라젠의 주총 이후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거래재개가 결정될 때까지 2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오는 9월까지 거래소가 신라젠의 거래재개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거래소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own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