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美 연준 ‘제로금리’…전문가들 평가는

증권·금융 입력 2020-09-17 20:31:33 수정 2020-09-17 20:31:33 정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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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 연준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회복을 위해 ‘최대고용과 장기간에 걸친 2% 물가 달성’이라는 통화정책으로 선회했는데요.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과 연준 결정의 의미를 금융팀 정순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먼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죠.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발표도 이례적인데요. 어떤 의도로 이해하면 될까요?


[기자]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서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임을 내비쳤는데요. 투표권이 없는 FOMC 위원들을 포함해 총 17명의 위원이 내년까지 현 금리 유지를 예상했습니다. 또 16명은 2022년까지, 13명은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 의견을 냈습니다. 연준이 2023년 금리 전망까지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연준은 코로나 이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인하한 후에 계속 동결해 왔는데요. 기존의 성명도 대폭 수정해 발표하기까지 했어요.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기자]

연준은 지난달 도입 방침을 밝힌 평균물가안정 목표제를 반영해 기존 성명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통화정책 목표를 "최대고용과 조화로운 2% 물가 목표 달성" 대신 "최대고용과 장기간에 걸친 2% 물가 달성"이라는 문구로 바꾼 것인데요. 한마디로 평균 물가상승률과 장기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2% 아래일 경우 일정 기간 2%를 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상황은 경기회복을 위해 허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물가 상승률이 2%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 과거처럼 선제적으로 긴축 기조로 돌아서진 않겠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앵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따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죠.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연준은 성명에서 "현재의 보건위기는 경제활동과 고용, 단기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주고 중기 경제전망에 상당한 위험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현재의 매우 확장적인 금리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이번 성명은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2% 물가 목표로 빨리 되돌아가는 데 있어 매우 강력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경기 회복이 진행 중이지만 속도가 느릴 것이라고 예상된다”면서 “확장적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번 연준 발표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은 어떻습니까. 경기회복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걸로 보이나요.


[기자]

국내 증권가에선 통화완화 선호 기조 유지를 확인했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발표는 없었다는 반응입니다. 2023년까지 금리동결 기조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라는 건데요. 쓸 수 있는 정책의 여지는 있지만 당장 쓰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지금 수준만 해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연준의 수정 경제전망을 보면 2022∼2023년으로 넘어갈수록 목표 달성이 오히려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스스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설정한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장기간 제로금리 유지로 금융시장에 단기금리는 안정되겠지만 성장 개선과 인플레이션 상승, 재정 확대로 계속되는 국채 발행 압력이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기준금리를 내린 한은도 상당 기간 동결 기조를 끌고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장기화 역시 금융불균형 부담에도 금리동결을 장기화하는 배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일각에선 이번 연준의 발표가 모호했다는 시각도 있어요. 명확한 표현들이 부족했고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내용들이라는 건데, 어떻습니까.


[기자]

브라이언 차파타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는 기고문에서 연준의 '지침'이 '모호함'으로 가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연준이 막상 금리 정책을 전환할 때가 되면 언제든 입장을 쉽게 바꿀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뒀다는 얘긴데요. '완만하게 2%를 초과'했다는 것이 2.2%인지, 2.5%인지, '일시적'이라는 게 6개월을 뜻하는 것인지 1년인지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파월 의장 역시 취재진의 질문에 "완만하게는 크지 않다는 뜻", "일시적이라는 건 영구적이지 않다는 뜻"이라는 식의 애매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날 미국 국채시장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단기물 국채 금리는 보합권을 기록한 한편, 30년물 금리는 소폭 올랐는데요. 장기물 중심으로의 국채 매입 정책 전환 얘기가 나오지 않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앵커]

연준이 정책을 경기 부양에 맞추고 있는 데는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고용시장 등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 싶은데요. 과연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잘들었습니다. /bin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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