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러쉬코리아, 재택근무제 도입…본사도 내놨다

경제·산업 입력 2020-10-13 18:08:41 수정 2020-10-13 18:08:41 문다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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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러쉬코리아]

[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재택근무제 시행으로 기업 사무공간이 텅텅 비게 되자 기업들이 사무실을 축소·이전하기 시작했다. 
 

러쉬코리아(Lush Korea)는 내년 재택근무제를 도입함에 따라 현재 서울시 강남구 서초동아타워에 위치한 본사 오피스를 매물로 내놨다고 12일 밝혔다. 넓은 사무 공간이 필요 없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러쉬코리아는 매물이 팔리는 대로 소형 오피스를 임대해 이동한다. 현재 본사 오피스는 내년 5월까지 계약돼 있는 상태로, 내년 초 오피스 이동을 목표로 한다.
 
◆ 코로나 19 → 재택근무제 시행 → 사무공간 축소


러쉬코리아는 영국 프레시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의 한국 법인이다. 러쉬코리아가 사무실 이전을 결정한 것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시행한 것이 계기가 됐다.


앞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5월 중순부터 이 회사는 전화 응대가 필요한 CS 파트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재택근무를 실시해왔다. 러쉬코리아 관계자는 “재택근무제 도입 결과 업무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근무환경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러쉬코리아는 내년 초를 목표로 재택근무제를 도입한다. 그간 순차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해 오고 있던 것을 아예 제도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업무 효율 측면에서 재택근무제가 출근제보다 낫다는 판단에 내린 결정이다. 재택근무제 도입으로 개인별 사무공간이 필요 없어짐에 따라, 본사 사무실 축소·이전을 결정했다.


◆ 근무방식 변화, 인사평가  도입


근무제 변환에 따라 근로계약서 역시 변경되며 근무 방식도 변화한다. 현재 임시 재택근무제 도입으로 시행하고 있는 월 1회 전체 회의를 2개월 1회로 바꾼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형태의 회의가 아닌, 파트장만 참여하는 형태로, 각 파트장이 파트별 성과와 사업 진행사항들을 취합해 기보고 후 회의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향후 회의 역시 점진적으로 줄여나간다.


재택근무제 도입에 따라 인사평가 제도 도입도 논의 중이다. 현재 러쉬코리아에는 인사평가제도가 없는데, 재택근무제 도입으로 개별 업무 성과 상향을 위해 평가 제도가 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러쉬 관계자는 "근무제 변환에 따라 근로계약서 변경 등 필요한 제도들을 중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러쉬코리아의 결정에는 우미령 대표의 깨어있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 기업문화 발전에 관심이 많은 우 대표는 일반적인 복지 외에도, 비혼을 선택한 임직원에게도 결혼 축하 관련 사내복리후생을 지원하고, 반려동물 수당을 지급하는 등 각종 선진 제도를 도입해오고 있었는데, 이번 결정 역시 지난 2018년 7월 우 대표가 도입한 유연근무제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 영국 러시 본사, “긍정적” 평가


이번 러쉬코리아의 제도 변경에 있어 영국의 러쉬 본사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쉬코리아에 대한 본사의 신뢰가 높은 점이 주효했다. 러쉬코리아가 본사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러쉬코리아의 호실적과 한국의 선진화된 온라인 인프라다. 지난 2002년 진출한 러쉬코리아는 현재 전국에 약 70개 매장으로 규모를 늘렸으며, 실적 역시 매년 좋아지고 있다. 최근 3년간(회계년도 기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9.3%에 달한다.


한국이 디지털 강국인 점도 또 하나의 이유다. 러쉬코리아가 온라인 채널 다각화에 나서며 글로벌 러쉬의 선도적인 모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의 약 90%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하는 러쉬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이유로 러쉬 본사는 온라인 채널 확장을 고심하고 있는데, 러쉬코리아가 각종 비대면 판매 방식을 도입하며 본사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앞서 러쉬코리아가 올해 6월과 7월 네이버, 카카오와 손잡고 실시한 라이브커머스 판매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최근 온라인 전용 판매 라인업도 확장한 상태로, 향후 러쉬코리아는 커머스 판매를 확대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판매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입욕제가 풀어지는 모습을 영상으로 변환해 간접적으로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서다.


러쉬코리아가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러쉬 본사와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높은 신뢰도를 증명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인만큼 발생할 수 있는 국가별 리스크를 줄이고 같은 기조로 사업을 전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약 70개 나라에 매장을 둔 러쉬의 글로벌 진출 방식은 크게 파트너십 체제과 직영 체제로 나뉜다. 홍콩과 일본에 위치한 러쉬는 직영 체제이며 한국은 본사와 파트너십관계로, 제도 변경·사업 등을 공유하는 구조다. 동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이 파트너십 국가로 유일하다.


러쉬코리아는 이번 재택근무제 도입을 통해 선진화된 기업문화를 갖춘 대표적인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우승용 러쉬코리아 상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면서 유연하고 스마트한 근무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한다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안정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임직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고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문다애기자 da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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