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특유의 변동성’ 비트코인…“맹신 말아야”
[서울경제TV=양한나기자]
[앵커]
천정부지로 치솟던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업계 전문가들 간 시각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향방에 대해 금융부 양한나기자와 짚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주 4,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던 비트코인이 사흘만에 급락했다 오늘 다시 4,000만원을 돌파하면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비트코인이 최근 3개월간 파죽지세로 급등하다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인데요.
지난 8일 최고 4만2,000달러, 우리돈 약 4,6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사흘 만인 지난 월요일 3만2,576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비트코인이 하락하자 나머지 암호화폐들도 동반 하락하면서 이날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약 186조원 증발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비트코인은 4,000만원 선을 돌파하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380% 상승한 가격입니다.
비트코인 열풍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액 집계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작년 12월 빗썸과 업비트에서만 무려 10조원어치의 비트코인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 연초 대비 약 4배나 급등한 수치입니다.
[앵커]
네. 비트코인의 갑작스러운 하락세에 ‘드디어 거품이 터진다’라는 전망과 ‘잠시 조정에 들어갔을 뿐’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업계에서도 의견이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는데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현지시간으로 어제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라며 “일부 자금세탁과 불법활동에 쓰이고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는 “투자자들이 현재 비트코인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현재 모든 상황이 과열되고 있으며 거래하기엔 좋지 않은 듯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트위터에서 1월 15일, 내일을 비트코인의 거품이 터지는 날이라고 예고한 바 있는데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의 소송건과 연관을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루비니 교수는 비트코인 출시 초창기부터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밝히며 “한 무리의 사람들에 의해 전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JP모건은 최근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서 금과 경쟁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14만6,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토마스 피츠패트릭 시티뱅크 수석 분석가는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을 겪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이라며 “올해 12월까지 31만8,000달러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번 하락장을 기회로 보고 투자에 나서는 수요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홍콩 암호화폐 투자자문사 케네틱캐피탈의 제한 추 대표는 “비트코인 하락은 새로운 투자자들이 진입할 기회”라며 “이번 분기 5만 달러, 연중 1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네. 비트코인에 대한 옹호론과 비판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이번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무엇보다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기관들이 계속해서 비트코인을 더 사들일까요?
[기자]
네. 비트코인이 공식 자산으로 인정 받고 기관들의 꾸준한 투자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변동성 축소가 필수 조건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처럼 폭등과 폭락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면 대행 연기금과 같은 기관들이 투자에 나서기 어려워진다는 얘기인데요.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지시간으로 어제, “비트코인 가격이 춤을 추면서 주류 기관투자자들도 가세할지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투자가 늘었다고 하지만 자산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기금들은 여전히 포트폴리오 편입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금자산은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 포트폴리오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원자재 부문 리서치 총괄은 “비트코인 시장에서 기관투자자 비중은 아직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습니다.
기관의 비트코인 편입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매우 적은 규모란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의 악명높은 변동성이 줄지 않으면 대규모 기관 자금 유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네. 결국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계속 커진다면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주춤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인데요. 앞서 잠깐 언급됐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테더의 검찰 수사 이슈는 뭔가요? 이 사건도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요.
[기자]
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가 충분한 예치금 없이 코인을 발행해왔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테더는 미국 달러와 가치가 연동돼 1USDT가 1달러의 가치를 지닙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상자산이라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유사하지만 가격이 고정돼 안정적인 게 장점인데요.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다음으로 세번째로 큰 시가총액을 갖고 있어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 내일인 15일, 모기업인 아이파이넥스가 관련 증거자료를 제출하기로 하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 ‘스테이블코인’은 최근 미국에서 은행들이 합법적인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승인난 암호화폐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4일 미국의 통화감독청 OCC가 은행 결제시스템에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법령해석의견서를 공개하면서 미국의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할 수 있는 동시에 결제 거래처리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이는 세계 최초의 사례이자 미국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용 의지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수단으로 허용된 것이 비트코인 등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호재로 보는 시각이 있던데요.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실제 스테이블코인 허용 소식이 알려진 영향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더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제도권 금융에 암호화폐가 진입하면서 ‘비트코인이 주류시장에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덴 헬드는 OCC가 “공용 블록체인과 스테이블 코인을 미국 은행의 결제 시스템으로 허용한 것은 비트코인에게 엄청난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서클’의 CEO 제레미 알레어는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 업계에 큰 호재”라고 평가하며 “탈중앙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미국 결제 시스템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위한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호재로 바라보는 의견들도 하나의 시각으로만 여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차현진 한국은행 연구조정역이 한 매체에서 언급한 내용을 주목해볼 만 한데요. “블록체인 기술은 2008년말 세상에 나왔으니 올해 겨우 틴에이저가 됐다. 암호 자산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도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사라진다. 그것도 한 번에. 그러므로 지금 어느 한쪽만 철석같이 믿는 것은 위험하다. 세상은 블록체인 기술보다 훨씬 난해하다. 균형감을 잡는 것이 현명한 생존술이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one_shee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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