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수백억 풋옵션 순매수…11년래 두번째 규모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 풋옵션(코스피200) 순매수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코스피 지수는 최근 5거래일 동안 8% 넘는 급락세를 나타냈는데, 직전인 19일 외국인은 11년내 두번째로 큰 규모의 풋옵션을 사들였다.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로 만들어진 풋옵션 상품은 정해진 행사가격에 코스피200지수를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상품이다. 주가 하락 시 수익이 발생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1월3일~1월27일) 코스피 지수는 12.1% 하락했다. 큰 폭의 조정을 보였던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 동안 코스피 하락 폭은 8.6%에 달했다. 앞선 지난 19일 외국인은 445억원에 달하는 풋옵션(2만2,367계약)을 매입해 지난 2018년 6월 14일(551억원) 이후 가장 큰 순매수 양상을 나타냈다.
선물옵션의 기초자산인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일 3.39% 급락하며 348.58pt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고점인 20일(380.05pt) 대비 8.5% 떨어진 수치다. 이에 따라 2월물 외가격(OTM) 풋옵션은 지난 20일을 저점으로 27일까지 6거래일 동안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20배 가까이 뛰면서 외국인은 옵션 매매를 통해 큰 이득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외국인은 대규모 풋옵션 매수와 함께 콜옵션 매도를 통해 증시 하방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구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일에서 27일까지 외국인의 콜옵션 매도 규모는 294억원에 달했다. 콜옵션 매도는 상승장일 경우 손실이 무제한까지 늘어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옵션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외국인은 풋옵션 매수+콜옵션 매도(옵션 프리미엄)를 통해 하방 포지션을 구축하고 이후 주식(현물)과 선물 매도를 통해 지수를 끌어내려 수익을 극대화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2년 초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옵션 거래 규모가 300억원을 상회했던 경우는 총 5회에 불과했다. 콜옵션의 경우 3회이고, 풋옵션은 지난 19일을 포함해 단 2회였다. 가장 큰 규모였던 풋옵션(2018년 6월 14일, 551억원) 매매일에는 당일 코스피 지수(2,450pt)가 1.84% 떨어졌고, 같은해 7월 5일까지 증시는 10% 가량 급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외국인의 대규모 옵션 거래가 증시의 변동성 확대라는 경향을 보인 셈이다.
정인지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지난 19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KOSPI200 옵션 시장에서 풋 옵션에 대해서 434억원 순매수하고 콜 옵션에 대해서 10억원 매도해 하락 방향으로 강하게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다만 과거 외국인 투자자들이 추세 추종형으로 옵션을 대거 순매수한 경우 시장은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byh@sedia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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