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쌍용차 인수전 '먹튀' 논란에 금융당국은 '뒷북'

증권·금융 입력 2022-04-11 16:53:23 수정 2022-04-11 16:53:23 배요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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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최근 주식시장의 최대 화두는 쌍용차 인수전이다. 당초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에디슨EV가 잔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인수계약이 취소되자 쌍방울그룹과 KG그룹이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인수전은 가열 양상을 띠었다.

 

거래 정지에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쌍용차 인수 발표에도 쌍방울그룹과 KG그룹은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쌍용차 인수가 '승자의 저주'로 인식되며 주가가 내릴 법도 한데 급등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 가운데 쌍방울 그룹의 일부 계열사는 쌍용차 효과에 급등한 틈에 지분을 고가에 전량 매도했다는 먹튀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쌍방울그룹의 먹튀논란은 지난해 에디슨EV의 데자뷰를 보는 듯 하다.

 

코스닥 상장사 에디슨EV는 에디슨모터스에 인수된 이후 쌍용차 인수 기대감에 지난해 51,500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가 장중 8만원대까지 오르며 6개월 만에 주가가 50배 가량 치솟았다.

 

주가가 급등하는 동안 대주주 투자조합들은 기존 최대주주가 보유하던 주식을 사들인 뒤 몇 달 후 대부분 처분해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들 조합은 지분을 쪼개서 매입하는 수법으로 1년 보호예수 규제를 피하는 등 꼼수를 썼다.

 

이후 최근 에디슨EV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고 갑작스레 거래가 정지됐다. 에디슨EV는 쌍용차 인수는 제쳐두고 상장 폐지라는 자체 위기부터 넘겨야 할 상황이다. 애초부터 쌍용차 인수 주체로서 적합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은 쌍용차 인수를 두고 논란이 커지는 양상을 보이자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는 뒤늦은 경고에 나섰다. 하지만 쌍용차 인수를 믿었던 소액주주들은 보유 주식이 상폐 위기에 몰리고 몇몇 주요 주주들의 고점 매도에 이미 막대한 손실을 입은 뒤였다.

금융당국의 뒷북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앞으로 주식시장에서 쌍용차 인수전에서 발생한 먹튀논란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무분별한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막기위해 금융당국은 인수합병(M&A) 관련 공시 규정과 의무를 강화하고 인수 주체에 대한 투명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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