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판단’ 이복현 원장, 손태승 회장에 “어려운 경제상황 이해”
외압설 관련해서는 “외압이나 특정인물 염두한 발언 아냐”
은행그룹 이사회에 "CEO 선입과정 투명하게 진행해야"
[서울경제TV=최재영기자] 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또 한번 압박성 발언을 내놓았다. 앞서 지난 11일 손 회장을 향해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관치논란'을 일으키고 있는지 4일 만이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감원장-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손 회장 거취를 묻는 기자들에 질문에 “어려운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거취문제)를 판단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망한 판단’을 요구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행정처분 당사자가 고민중(거취에 대해)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 등 향후 선진금융기관으로 도약할 금융사로서 종합적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봐달라)"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그동안 발언을 두고 외압과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어떤 외압이나 특정 인물을 염두해 두고 한 말은 전혀 아니다“면서 ”금감원은 이사 운영 등 통제 관점에서 적정하지 의견을 낼 수 있고 이사회 결론 도출 과정이 투명하고 선진화 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말씀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금융위원회는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 대해 라임펀드 사태 책임이 있다고 보고 금감원이 내린 중징계인 ‘문책 경고’상당 조치를 의결했다. 손 회장과 우리금융지주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번 징계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손 회장은 연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징계를 받게 되면 연임에 도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연하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금융권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 원장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내놓으면서 금융권을 강타했다. 이 발언은 손 회장을 지목해 소송을 제기하거나 연임도전의 경고로도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바로 ‘관치논란’이 일었고 금융노조도 저지운동을 들어가는 등 파장은 차츰 커지는 분위기다.
이 원장은 또 이날 이사회 의장을 향하 ”현행 금융지주 이사회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지주 그룹이 성장하기 까지 의장과 이사회 역할과 노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유수의 글로벌 금융그룹들과 비교해 국내 은행지주그룹은 규모나 지배구조 등 측면에서 미흡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 은행지주그룹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감독당국의 규제‧감독환경 개선 노력과 더불어 지배구조의 중추인 이사회와 경영진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잇따른 은행횡령 사고를 들며 ”각종 사고 발생으로 인한 손실과 평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은행지주그룹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 내부통제 국제기준도 은행 영업활동이 적정한 통제 환경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통제 체계 책임은 이사회와 경영진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CEO선임이 합리적인 경영 승계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사외이사가 특정 직군이나 그룹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고 사외이사 임기도 과도하게 겹치지 않게 해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독립성 제고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선우석호 KB금융 의장, 이윤재 신한금융 의장, 노성태 우리금융 의장, 백태승 하나금융 의장, 이종백 농협금융 의장, 유정준 BNK금융 의장, 조선호 DGB금융 의장, 유관우 JB금융 의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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