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적자 늪’ 빠진 한전…“에너지믹스 실패”
[앵커]
우리나라에서 한국전력 만큼 고마운 존재는 없었다고 하지요. 그런데 최근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자본시장에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에너지경제 재무분석연구소(IEEFA)가 지난달 13일에 한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한국전력의 적자가 심상치 않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해 한국전력의 올해 영업손실이 약 30조원에서 40조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적자가 늘어나면서 한전이 연료비 등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까지 발행하고 있는데요. 채권시장에서 한전이 자금을 끌어가다 보니 민간 기업들이 한전 때문에 회사채 발행을 못하겠다고 하면서 자금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이자 블랙홀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하지요.
현재 한전은 당장 운영자금도 부족한데 여기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으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대학은 문재인 전 대통령 공약으로 만들어진 학교로 올해 한전 및 그룹사 11곳이 내야 하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출연액만 711억2000만원이고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추가로 내야 할 설립비 추산액은 3454억원에 달한다고 해요. 여기에 학교운영비도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멸종하기 직전의 공룡 모습이 연상되는 형편이지요.
[앵커]
한국전력의 방만한 경영문제도 있지만, 에너지 믹스에도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있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한전의 적자 문제에 대해 미국 에너지경제 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한전의 청정에너지 전환이 위태롭다’(KEPCO’s Clean Energy Transition Hangs in the Balance)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전력이 재무위기를 마주하게 된 근원이 한전의 화석연료(석탄이나 가스)에 대한 오랜 집착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보고서에서는 한전 재무위기의 근본적 원인과 한전 채권 투자자들에게 닥칠 잠재적 리스크를 분석한 후 한전의 에너지 전환 계획에 의문을 던졌는데요.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의 연구원인 H, 제임스 일랑고는 “화력발전이 한전의 발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료비가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크고 비싼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지난 10년 동안 한전의 수익을 악화시킨 주범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보고서에서는 한전이 단기 수익성과 사업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석탄과 가스발전 등 화석연료에만 의존하면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지 않은 것도 지적했는데요. 한전이 화력발전이 경영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대응은 없었다면서 에너지믹스를 바꾼다거나 사업전략을 선회하는 등 즉각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앵커]
장기적 관점에서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힘쓰지 못하고, 현재도 결국 자본시장에 매달리고 있다는 얘기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보고서에서는 한전이 채무를 이행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음에도 계속해서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구제금융을 과도하게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이들은 한전의 신용등급은 이런 재무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전의 자체 신용등급은 ‘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강등되었는데도, 장기 신용등급은 한전에 대한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 가능성을 근거로 6~8단계 더 높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로 인해 채권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한전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는데요. 미국 에너지경제 재무분석연구소는 투자자들의 책임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투자자들이 화석연료로 인해 재무위기를 겪고 있는 한전에 자금을 제공해 주어서 한전의 막대한 탄소배출로 기후변화저지와 에너지전환 실패에 공동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앵커]
그러니까 지나친 화석연료 집착과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 여기에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투자가 맞물려 한전 경영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으로 이해되는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한전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반기성 센터장]
한전은 가스 발전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액화천연가스는 청정 에너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녹색채권을 발행하기는 하는데 다른 일반채권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지요.
또 한전이 대외적으로 블루수소와 같은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에도 미국에너지경제 재무분석연구소는 우려를 표했는데요. 블루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배출을 줄인 수소인데요. 현재 전세계적으로 탄소포집 기술은 개발단계이며 상용화되기에는 매우 비용이 높은 기술입니다.
기후단체들은 한전이 정부가 손해를 보전해 주겠지 하는 안일한 경영으로 인해 화석연료에 지나치게 집착해 온 것을 비판하면서 앞으로는 가격변동이 심한 화석연료 대신에 신재생에너지 확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요.
사실 우리나라 형편에서 무한정 신재생에너지를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탄소프리의 대표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에너지, 특히 소형모듈원전인 SMR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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