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대, 인공동굴 굴삭조사 개토제 '성료'
군산 역사와 문화 스토리텔링 탐방로 추진

[군산=이인호 기자] 국립군산대학교 박물관이 지난 26일 캠퍼스 내 인공동굴에 대한 ‘굴삭조사 개토제’를 성료하고 본격적인 굴삭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진행된 개토제에는 이장호 군산대 총장과 보직자, 문승우 전북도의원, 군산시 관계자 및 학교 구성원, 지역민 등 다수가 참여했다.
개토제는 지난해 2월 군산대 캠퍼스에서 발견돼 많은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인공동굴 7기에 대한 굴삭조사의 첫 삽을 뜨는 행사이다.
군산대 캠퍼스에서 일제강점기 산물로 추정되는 7개의 인공동굴이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에는 6․25전쟁 당시 공산당에 의해 120여 명의 민간인이 학살당한 아픔이 서려 있는 동굴도 포함돼 있다.
군산대는 국립대학육성사업비 7400만원을 투입해 인공동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 이달 초부터 진행한 지표 물리탐사를 통해 인공동굴의 동공의 범위를 확인했으며, 위치가 특정되지 않았던 7호 동굴의 위치를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상태가 양호하고 내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확인된 1, 2, 7호 동굴의 굴삭조사를 실시하고, 굴삭조사 후 안전점검을 통해 내부 진입이 가능한 동굴은 3D스캔 등 내부 정밀조사를 통해 정확한 기록을 남길 계획이다. 또한 임시 개폐시설을 설치해 지속적인 연구를 할 계획이다.
6․25전쟁 민간인 학살터로 사용됐던 6호 동굴은 대부분 무너져 발굴조사에 준하는 조사를 실시한다. 이 동굴은 과거사 정리를 위한 진실화해위원회의 유해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조사 용역 최종 보고서(2021)에 잠재적 발굴 가능지로 선정돼, 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이번 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김우민 군산시의원이 발의한 군산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는 성과도 냈다.
인공동굴에 대한 조사는 태평양전쟁 당시 군산의 군사적 역할과 조선인 강제 동원 등에 대한 연구와 6․25전쟁 민간인 학살에 대한 연구 자료로서 매우 중요하며, 교육자원으로서의 활용과 보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군산대는 '이야기가 있는 캠퍼스-미룡역사길' 프로젝트를 통해 군산의 역사와 문화를 길 위에 담아내는 스토리텔링 탐방로를 추진하고 있다. 인공동굴은 이 탐방로의 중요 테마로, 인공동굴의 굴삭조사의 시작을 알리는 개토제는 미룡역사길의 출범을 의미한다.
현재의 미룡캠퍼스가 자리하고 있는 곳은 관여산으로, 관여산은 군산의 서쪽에서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 서해 바람의 병풍 역할을 하는 산줄기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관여산은 수 천 년의 흐름 속에서 많은 역사적 사실과 문화유산, 교육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관여산 정상을 따라 1800여 년 전 마한시대의 수장층 무덤들이 자리하고 있고, 군산대 중앙도서관을 감싸고 있는 산줄기 비탈에는 고려시대 고분군이 즐비하게 남아 있다. 이 고분군은 문화재 지정이 논의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유적지이며, 현재 고분군에 대한 꾸준한 발굴조사가 진행되면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관여산 정상은 옥구평야와 옥구저수지 등 일제강점기에 변모한 군산의 서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장소이다.
또한 해양과학대학 양어장에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하게 남아있는 와어혼비가 있다. 수산실습으로 사용된 수산생물들의 혼을 달래주고자 1963년 시작됐던 와어혼비와 와어혼제는 바다를 품고 있는 군산의 지역성을 보여주는 귀한 교육문화유산이다.
박시균 박물관장은 “이 중요한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전북도, 군산의 역사가 모두 녹아있는 부분을 다루는 것이기에 군산대 뿐만 아니라 군산시와 전북도가 함께 힘을 합하고 더 나아가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호 총장은 “군산대 인공동굴을 포함한 미룡역사길을 창의적으로 개발해 군산지역의 다층적인 문화적, 역사적 유산들을 더욱 많은 지역,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96130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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