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HBM 수요 증가… ‘고온·고압 반도체 필수장비' 기업 주목도↑
[서울경제TV=김혜영기자]지난해 11월 미국의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며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세다. 이에, AI시대 D램으로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회사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4월 D램을 12단으로 쌓은 ‘HBM3’ 제품개발을 완료하며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회사인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연내 차세대 제품인 ‘HBM3E’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현재 2세대인 ‘HBM2’와 3세대인 ‘HBM2E’를 양산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HBM3를 양산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의 ‘마이크론크놀로지’는 8단으로 쌓은 HBM3 2세대 제품을 출시하며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글로벌 HBM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은 현재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40%, 마이크론이 10%을 차지하고 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적층해 대량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첨단 메모리 반도체다.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소비전력을 대폭 줄였다. HBM 반도체의 핵심은 적층한 D램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단과 하단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을 연결하는 첨단패키징 기술인 ‘실리콘관통전극(TVS)’과 D램을 적층할 때의 본딩기술이다. 본딩 방법에는 ‘Mass 리플로우’방식과 ‘열압착’ 방식이 있다.
국내 HBM 반도체 관련 장비회사로는 한미반도체가 대표적이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TSV 공정에 필수적인 ‘TC본딩(접합)’ 장비를 장기간 공동으로 개발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4세대인 HBM3를 출시하면서 필수 공정장비인 ‘hMR 듀얼 TC본더(hMR Dual TC Bonder 1.0)’를 납품하고 있다.
피에스케이홀딩스는 반도체 접합에 필요한 리플로우 장비와 ‘Descum 장비’를 제조·공급하고 있다. Descum장비는 TSV 공정이 확대될수록 칩에 구멍을 뚫는 횟수가 증가하며 처리해야 할 잔류가 증가하는데 이를 제거해 주는 장비다. 에스티아이는 SK하이닉스와 함께 MASS 리플로우 장비를 개발해 지난해 납품한 적이 있으며, 비상장사인 세메스는 삼성전자에 TSV 공정을 위한 열압착 본딩 장비를 공급한바 있다.
HBM 반도체는 데이터 처리성능을 높이기 위한 TSV 공정 확대 등 미세화 공정이 적용됨에 따라 제조 과정에서 고온·고압이 필수적이다. 특히 열압착 본딩 시 고온·고압 상태를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할 뿐 아니라 생산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압 설비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반도체 장비기업 중 고온·고압기술을 활용한 가압설비들을 생산·공급하고 있는 회사로 예스티가 있다. 예스티는 자체 열제어 기술과 고압기술을 기반으로 웨이퍼 가압큐어 설비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납품해 왔으며, HBM분야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혁명이 서버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에는 개별 디바이스를 통한 AI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HBM과 같은 첨단반도체가 자율주행차, 로봇, UAM 등으로 적용이 확대되면서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반도체, 피에스케이홀딩스, 예스티 등과 같이 자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회사에 공급한 레퍼런스가 있는 회사들이 첨단반도체 수요증가의 수혜를 보면서 실적성장을 이어 나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hyk@s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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